SBS, ‘하차 논란’ 이재익 PD 복귀 요구 거부...시청자위 자문 받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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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SBS 방송편성위원회 열렸지만 노사 입장 차 커...23일 시청자위원회 개최 예정

프로그램 하차 조치를 받은 이재익 PD가 지난 4일 '시사특공대'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프로그램 하차 조치를 받은 이재익 PD가 지난 4일 '시사특공대'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PD저널=장세인 기자] SBS가 더불어민주당의 항의 뒤에 이뤄진 <시사특공대> 진행자 교체와 관련해 사과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재익 PD 복귀 요구를 거부했다. 

SBS는 11일 책임자 측과 실무자 측이 참여하는 방송편성위원회를 열고 ‘시사특공대’ 진행자 하차 경위와 재발방지책 등을 논의했지만, 이견 차이가 커 시청자위원회의 자문을 받기로 했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 진행자인 이재익 PD는 지난 6일 민주당 항의로 하차 조치를 당했다고 주장해 외압 논란이 확산됐다. 이재익 PD는 지난 4일 방송에서 DJ DOC의 노래 ‘나 이런 사람이야’를 틀고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라는 가사를 언급하며 “의미심장한 가사”, “이런 사람 대통령으로 뽑으면 안 된다”는 등의 견해를 덧붙였다.

민주당은 “선거법에 저촉되는 발언”이라며 SBS에 항의한 사실을 인정했고, SBS도 공식 입장을 내고 ‘공정성 훼손’으로 진행자를 교체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방송편성위원회에 참석한 박정훈 사장과 라디오센터장 등 책임자 측은 '대통령으로 뽑지 말라고 한 발언이 공정성을 훼손했다’며 민주당의 주장에 동조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급작스러운 하차 결정에 대해 ‘선거 국면이라서 시급성이 있었다’는 해명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무자 측 위원으로 참석한 정형택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장은 “진행자의 발언은 권력에 대해 할 수 있는 비판으로 보는데, 사측은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입장으로 시각차가 있었다. 설사 사측의 주장대로 진행자의 해당 발언이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바로 하차 조치하는 것은 시청자의 청취권이나 종사자의 제작자율성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말했다.

정형택 본부장은 “사측은 이미 낸 입장문 이외에는 사과할 생각이 없고 청취자들의 청취권 훼손에 대해서도 사과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차 결정 자체가 과잉해석과 정치권 압력으로 인한 결정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실무자 측에서 요구한 재발방지대책에는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다. 양측은 긴박한 경우를 제외하고 유사한 진행자 하차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센터장과 담당 PD, 1·2·3CP가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데 동의했다. 사측은 노조 대표자가 참여할 수 있는 라디오편성위원회를  거쳐야 한다는 요구에는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이재익 PD 복귀’ ‘시청자 사과’ 여부에 대해선 시청자위원회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SBS 방송편성규약에는 '방송편성위원회에서 조정이나 해결이 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시청자위원회의 자문을 구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정형택 본부장은 “시청자위원회는 강제성이 없어 권고 결정을 내리더라도 사측이 받아들일지 의문이지만 노조는 일단 지켜보고 계속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시사특공대’ 진행자 교체 안건은 빠르면 오는 23일 열리는 시청자위원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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