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린 대선 보도 2%만 정책 기사...검증 책임 외면한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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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린 대선 보도 2%만 정책 기사...검증 책임 외면한 언론
대선미디어감시연대 22일 대선 보도 중간 점검 토론회
"포털 구조 한계 봉착...좋은 기사 생산할 유인 있나"
  • 장세인 엄재희 기자
  • 승인 2022.02.22 2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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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 중간평가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22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 중간평가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PD저널=장세인 엄재희 기자] 보름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선에 '비호감 후보들의 대결'이라는 프레임을 씌운 건 언론이었다. 하지만 포털을 도배한 대선 보도를 보면 언론도 '비호감 대선'의 공범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한 수준이다.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이하 미디어감시연대)는 22일 대선보도 중간평가 토론회를 열고 조회수를 목적으로 하는 포털의 구조, 자극적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하는 유튜브 채널, 그리고 이들과 타협하며 저널리즘의 역할을 저버린 언론이 유권자들의 올바른 선택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디어감시연대가 2월 3일부터 16일까지 6개 종합일간지(경향신문‧동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한겨레신문‧한국일보) 2개 경제일간지(메일경제‧한국경제)의 지면과 7개 방송사 지상파 3사 저녁종합뉴스에 나온 2041.5건의 대선 관련 보도를 분석한 결과, 정책을 검증한 보도는 10%(205건)에 불과했다.

모니터 결과를 발표한 조선희 신문‧방송‧종편모니터 팀장은 “정책을 단순 전달한 것이 아니라 검증한 보도를 살펴보면 그 비중이 급격히 낮아졌다”며 “신문과 방송이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돕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포털을 통해 접하는 대선 보도의 대부분은 배우자 의혹 등 유권자의 관심을 끌만한 자극적인 기사들이었다.

1월 17일부터 2월 13일까지 28일 동안 네이버 '많이 본 뉴스'에 오른 대선 보도 1934건 중 상세한 분석과 정보를 담은 정책 기사는 2%(43건)에 불과했다. 배우자 등 후보 관계자 논란은 32%를 차지했고, 직접 취재원을 만나거나 통화하지 않고 작성한 기사는 전체의 80%에 달했다. 

이은용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 위원장은 “조회수와 체류 시간을 토대로 다시 기사가 독자들에게 추천되는 알고리즘 체제 속에서 언론사는 별 수 없이 기사를 많이 쏟아내는 데 혈안을 올린다. 언론사들이 공을 들인 기사들은 그 언론사들이 동시에 쏟아낸 기사들 중 하나로 섞여 같은 취급을 받는다”며 “전형적으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뷰징 기사가 광고수임료를 생산하는 환경 속에서 언론사가 좋은 기사를 생산할 유인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2000년대 이후로 한국 저널리즘을 규정해 온 포털 구조는 한계에 봉착했고, 짜임새를 재논의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대선을 앞두고 주목을 받은 정치 유튜브 채널도 문제가 없지 않다. 

유튜브 채널 분석에선 거대 양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과 후보자 채널, 각 진영에서 호응이 높은 채널을 10개씩 추려 분석한 결과 보수 진영의 유튜브 채널이 진보 진영의 채널보다 조회수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모니터 발제를 맡은 유승현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특임교수는 “총 24개 채널을 분석한 결과, 정책과 공약에 대한 내용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주로 ‘후원계좌, 정기구독, 가입’ 등의 키워드를 보이고 있다”며 “보수진영은 ‘김혜경 리스크, 이재명 아들 리스크’ 내용을, 진보 진영은 ‘김건희 리스크, 윤석열 이슈’ 내용을 가장 많이 다뤘다. 대선을 위한 콘텐츠가 아닌 자극적인 편향성을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콘텐츠”라고 분석했다.

질 낮은 대선 보도에 대한 문제의식은 이미 넓게 퍼져있다. 

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인 윤지원 <경향신문> 기자는 “정책 검증보도가 나오려면 후보들의 공약 윤곽이 나오고 후보 간의 차이도 두드러져야 하는데 이번 대선은 과거에 비해 제대로 된 공약이나 두드러진 아젠다가 없었다”면서도 “주요 이슈가 발생한 이후에 관련된 보도가 계속 나오는 것은 미디어의 생리이다. 꾸준히 진행되어온 굵직한 사안 같은 경우는 주요 기사로 채택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는 “포털에 대해 악화가 양화를 구축했다는 표현을 쓰는데 이미 이 단계는 지났다. 포털과 일부 제휴 언론사가 수익을 위해 연합하여 카르텔을 형성했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송경재 교수는 “포털의 대선 특집 페이지를 보면 ‘다음’은 아예 없고, ‘네이버’는 대선을 30일 앞두고 오픈했지만 언론사에서 선택한 뉴스만 로테이션으로 내보낸다. 정치적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미디어감시연대에서 각 언론사와 포털에 구체적인 실천지침을 요구하는 등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회 사회자로 참석한 신미희 민언련 사무처장은 “언론의 선거보도가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엔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언론 내부의 성찰, 시민단체와 전문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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