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특집 페이지’ 없는 다음 뉴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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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내 주요 포털 중 카카오만 '20대 대선 특별페이지' 미개설
카카오 "포털 뉴스 개편 때문"..."정치적 부담 회피 의도" 의구심

다음 모바일 뉴스 개편을 예고한 카카오.  

[PD저널=엄재희 기자]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 사이트 다음이 이번 20대 대선과 관련한 특별페이지를 운영하지 않은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모바일 뉴스 개편을 이유로 들었지만,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포털 사이트는 9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정보를 접하는 대표적인 통로다. 2021년 언론수용자의 포털 뉴스 이용률이 79.2%정도니, 대다수 유권자들이 포털 사이트를 통해 후보자의 정보를 얻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스 유통이 포털 사이트 중심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각 포털 사이트도 선거철마다 선거 뉴스, 여론조사 등 다양한 선거 관련 정보를 한데 모아 제공하는 특집 페이지를 운영해왔다.

이번 대선 기간에도 네이버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특집 페이지를 개설해 뉴스 등 정보를 정리해 제공하고 있다. 네이트도 대선 특집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국내 3대 포털 사이트 중에서 다음만 대선 특집 페이지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지난 22일 대선미디어감시연대가 개최한 대선 보도 중간점검 토론회에서도 다음에서 사라진 포털 대선 특집 폐이지를 두고 비판적인 의견이 나왔다. 

송경재 상지대 사회적경제학과 교수는 토론회에서 “포털의 대선 특집 페이지를 보면 ‘다음’은 아예 없고, ‘네이버’는 대선을 30일 앞두고 오픈했지만 언론사에서 선택한 뉴스만 로테이션으로 내보낸다. 정치적 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포털 사이트의 소극적인 대처를 지적했다. 

카카오 측은 뉴스 서비스 개편으로 불가피하게 대선 특집 페이지를 만들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PD저널과 통화에서 “뉴스 서비스 개편 과정에 있어서 대선 특집 페이지를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카카오는 뉴스 서비스를 개편한다고 발표했다가 오픈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카카오 측의 입장에 송경재 상지대 사회경제학과 교수는 “5년 전부터 예정된 일정이고, 국민들의 관심사가 집중되는 시기인데 뉴스 개편 때문에 만들지 못했다는 건 변명”이라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대통령 선거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면 뉴스 서비스 개편과 관계없이 충분히 개설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송 교수는 “2002년 이후 선거에서 다음은 특집 페이지를 빠짐없이 만들어 왔다”며 “포털 뉴스 사업자가 대선 특집 페이지보다 뉴스 서비스 개편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 안이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라진 대선 특집페이지는 카카오의 구독형 뉴스 서비스 도입 배경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도입이 미뤄지고 있는 카카오 모바일 뉴스 개편은 추천배열, 랭킹 뉴스를 없애고 구독형 모델로 전환하는 게 핵심이다. 편향성 논란이 제기된 AI 추천 방식 대신에 언론사가 직접 기사를 편집하고 발행하는 방식이다.

이준형 전국언론노조 전문위원은 “포털이 편향되어 있다는 비판은 진보든 보수든 줄곧 있었다. 포털도 자신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을 언론사 쪽으로 밀어내는 경향을 보였다”며 “(대선 페이지 미개설은) 정치적 부담을 덜려는 의도”라고 봤다. 

카카오 관계자는 “우리가 정치적 눈치를 볼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지만, 유권자들이 얼마나 동의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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