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손지인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성평등위원회(이하 성평등위원회)가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의 '김건희 성상납' 막말에 대해 "여성을 대선 승리를 위한 도구로 소비하는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2일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자신의 SNS에 “이재명의 경쟁자 윤석열은 검사로 있으면서 정육을 포함해 이런 저런 선물을 받아 챙기고, 이런저런 수사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김건희로부터 성상납을 받은 점이 강력하게 의심된다”는 글을 올렸다. 해당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이재명 후보에게 아무 도움이 안 된다면 조용히 있겠다”, “이재명 당선을 위해서 대선까지 묵언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4일 성평등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그(김 이사장)는 이번 발언에서 ‘성상납’이라는 말이 여성의 신체를 뇌물로 간주하는 인권 침해 표현이었음을 전혀 모르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재명 후보에게 도움이 안 된다면 조용히 있겠다’는 발언을 두고 “오직 자신이 지지하는 대선후보의 이익을 위해 상대 후보 진영을 공격할 수단으로 여성혐오와 언어폭력을 동원한 것임을 고백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인 김건희씨는 이번 대선 기간에 사생활 영역까지 검증 대상에 올린 일부 매체와 인사들의 집중적인 공세를 받았다.
성평등위원회는 “여성에 대한 김 이사장의 성적 대상화와 언어폭력이 단지 김 이사장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며 “작년 민주당과 국민의힘 경선 과정부터 시작된 후보 배우자에 대한 의혹 제기는 ‘검증’이 아닌 여성을 정치적 선전과 선동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켰다. 대선 막바지에 이를수록 이런 성적 도구화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용민, 김어준, 정천수 등 소위 인터넷 ‘인플루언서’들이 앞장선 이러한 성차별이 수십 수백만 구독자와 이용자 앞에서 벌이는 정치적 공연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대선 후보 배우자에 대한 왜곡된 성역할 부여뿐 아니라 동거, 불륜, 성상납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여성을 대상화하고 희화하며 저속한 언어와 영상으로 팬덤 정치를 극단으로 몰아가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들을 향해 “당신들이 시대착오적 폭력으로 목소리를 키울수록 당신들이 지지하려는 정치세력은 오히려 건강하고 상식적인 시민들의 거부로 거꾸로 고립될 뿐”이라며 “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지금이라도 검증을 가장해 대선 후보 배우자를 성차별 소재로 삼는 모든 콘텐츠의 제작을 중지하라. 또한,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보여준 선동과 차별 조장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공론장에서 퇴장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성평등위원회는 “대통령 후보의 배우자는 독립된 인격이며 자기결정권을 가진 정치적 주체”라며 “이들이 배우자의 권력과 위계를 이용하여 저지른 비리는 검증의 대상이다. 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남편에 충실하지 못한 존재’, ‘무속을 맹신하는 비합리적 존재’, ‘허영과 사치에 몰입한 존재’로 전제하고 저속한 언어와 몸짓으로 오직 대선 승리를 위한 도구와 소재로 소비하는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