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기 접어든 OTT 시장, 유통 전략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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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기 접어든 OTT 시장, 유통 전략이 관건이다
미국 브로드밴드 가입자 약 82%, OTT 서비스 이용...포화 시점은 85%~90%
국내 OTT 해외 진출 통해 지분 확대 필요
  • 안정문 KBS 제작기획2부 부장
  • 승인 2022.03.0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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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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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안정문 KBS 부장] 비키(Viki)와 드라마 피버(Drama Fever). 한국 콘텐츠 관계자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미주에서 한국 드라마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핵심 서비스로 시장을 키워온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두 기업은 일본과 미국의 거대 기업에 피인수를 여러 차례 반복하며 한국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OTT 시장의 가능성을 높여왔다.

2010년 설립된 비키는 2013년에 일본의 라쿠덴 그룹의 일원이 되었고, 2021년말 현재까지 지배구조 변경 없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비키보다 1년 먼저 론칭한 드라마 피버는 2014년 10월 손정희의 소프트뱅크에 인수됐다가 2016년 2월에 HBO 등을 보유한 미국 미디어 그룹 워너 브로스(Waner Bros.)의 품에 안겼다.

그러나 아쉽게도 드라마 피버가 속한 그룹이 AT&T에 2016년에 인수된 이후 드라마 피버의 서비스는 2018년 중단됐다. AT&T는 한국 드라마 소싱 비용이 시즌당 100만에 육박하여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고, 워너 브로스가 보유한 미국 콘텐츠로 OTT 사업을 전개하면서 한국 콘텐츠 중심의 드라마 피버는 서비스를 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여 년간 한국 방송사와 제작사는 콘텐츠 공급으로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린 것이 사실이지만 현재는 양자 경쟁 체계에서 비키만 남아 한국 콘텐츠 가격은 이전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하지 못하고 콘텐츠 공급으로 만족한 것이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KBS에서 수출 관련 업무를 할 때 이들 두 회사의 창업자들을 만난 적이 있다. 그 때 뜻밖의 제안을 받았는데, KBS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제 막 시작한 인터넷 벤처, 그것도 미국에 있는 해외기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결과론적 이야기지만 그때 과감하게 투자했다면 최근에 넷플릭스와 같은 독자적인 플랫폼은 미주에 구축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렇다고 한국 방송사 등이 OTT에 손 놓고 있은 것은 아니다. 2012년 방송3사 연합 플랫폼으로 출발한 푹(POOQ)은 2018년 SK텔레콤과 지분을 섞어 웨이브로 재출범했다. 해외 진출을 위해 웨이브는 지난해 NBC유니버설과 한류 콘텐츠를 공동투자·제작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웨이브뿐만 아니라 NBC유니버설의 OTT 플랫폼 피콕(Peacock)을 통해 서비스하는 협력 구조를 만드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 콘텐츠가 공략하게 될 글로벌 OTT 시장은 최근 많은 변화가 있었다. 넷플릭스가 주도하던 OTT 시장에 많은 경쟁업체가 도전장을 내밀었고 다양한 사업모델이 시도되고 있다. OTT 시장은 이제 바다 건너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직접 부딪쳐 개척해야 할 시장이 됐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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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시장조사기관인 Parks Associates는 미국 OTT 가입자 수를 2021년 2.30억명에서 2026년 2.77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5년 동안 20% 성장하는 수치다. 글로벌 시장으로 시각을 확대하면 넷플릭스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글로벌 1위 OTT 플랫폼으로 2021년 4분기 기준 2.22억의 가입자를 가지고 있고, 이를 뒤쫓는 디즈니 플러스가 1.29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3위는 4,530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훌루다. 

NBC, CNBC 등 방송 네크워크를 보유한 NBC유니버설도 지난해 4월 피콕(Peacock)이라는 OTT를 론칭하여 미방송계도 독자적인 플랫폼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월 4.9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현재 약 2000만명의 유료 가입자를 가지고 NBC 채널과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미국의 2대 위성방송사업자인 Dish Network도 2015년 2월 Sling TV는 론칭한 바 있어 바야흐로 OTT 시대라고 할만하다.

미국 OTT 시장 성숙에 따른 해외시장 쟁탈전

Parks Associates에 따르면 현재 미국 브로드밴드 가입자의 약 82%가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이들의 약 54%는 2개 이상의 OTT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케이블 TV와 같은 전통적 Pay TV의 보급률로 볼 때, OTT 시장의 포화 시점은 브로드밴드 가입자의 85%~90% 선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으로만 놓고 보면 OTT 시장은 성숙시장 단계라고 볼 수 있으나 OTT 서비스를 중복 가입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더 성장할 여지는 있다. 또한, 보급률이 높아진 이후 즉, 소비자의 OTT 의존도가 불가역적인 수준이 된다면 가입비를 올려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훌루의 경우 초기 광고가 없는 SVOD가 12불 수준에서 현재는 20불 수준까지 인상되었고, 최근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가입비를 인상하는 조치도 유사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처럼 폭발적인 성장은 미국 내에서 기대하기 어렵다. 넷플릭스가 인구 대국인 인도지역에서 최근 한국과는 반대로 가입비를 전격 인하하여 시장 점유율 경쟁을 시작하고 디즈니가 해외 진출을 올해 본격화한 것도 미국 내 경쟁 격화와 미국 OTT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판단과 무관하지 않다. 

넷플릭스 대항한 훌루까지 SVOD 모델로 

디즈니, 컴캐스트, NB유니버설, 폭스가 공동 소유하고 있는 훌루는 초창기 광고 기반인 AVOD와 가입료 기반인 SVOD에 발을 반반씩 담가왔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넷플릭스의 SVOD에 대항해 AVOD를 주력 사업 모델로 밀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러던 훌루가 2016년 9월 SVOD로 사업 모델의 중심을 완전히 옮겼다. 광고만 보면 되는 스트리밍을 완전 폐지하고 제한된 광고를 보는 SVOD와 AD-Free SOVD 두 가지만 가능하게 했다. 가격은 각각 월 13.99달러와 19.99달러이다. 

수년 전 훌루를 방문해 콘텐츠 공급을 논의했을 때, 고위 관계자로부터 광고에서 구독모델로 전환을 준비한다는 전략 변화에 대한 설명을 들은 바 있다. 그는 “광고 모델은 View 수가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콘텐츠를 수급했는데, 이제 그 모델이 한계에 이른 것 같다. 서버 비용이나 광고 수주, 정산 등에서도 관리비가 많이 든다. 더 적은 콘텐츠로 큐레이션을 통해 SVOD로 가는 것이 훌루의 미래 전략”이라는 말을 했다. 즉, 넷플릭스 모델로 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이제 물량으로 승부하는 OTT는 아마도 아마존이 유일하다. Reelgood의 조사에 의하면, 가입비 1달러당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는 아마존이 압도적으로 많다.

아마존은 쇼핑몰과 연계된 특성상 다른 OTT와 성격과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가 어려운 점이 있고, 기본적으로 이제 광고 기반의 콘텐츠 서비스는 유튜브가 유의미하게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유튜브도 레드 서비스를 출시, SVOD 서비스에 진출하여 시장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말이다.


콘텐츠 제작과 유통의 변화

OTT가 글로벌 시청 플랫폼으로 급부상하고, 팬데믹 시대에 집단 시청보다는 개별 시청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 가면서 이전과는 다르게 콘텐츠가 생산, 유통될 될 것으로 예상된다. OTT가 시청 단위가 글로벌화되면서 과거의 윈도윙 전략을 우회하는 공급과 유통사례가 증가할 것이고, 콘텐츠 투자자본 역시 국가별 방송사 송출, Pay TV 신디케이션, 이후 해외 수출이라는 전통적 도식을 건너뛰는 즉각적 자본 회수가 가능한 OTT 콘텐츠 중심의 유통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

영화도 극장 개봉 이후 Pay TV VOD 그리고 해외 수출이 아니라 OTT Ogirinal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OTT에 서비스되는 일이 이제는 낯선 일이 아니게 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글로벌 OTT 가입자 기반이 글로벌 단위로 확대되고, 자본력이 축적되면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분야는 내수 성격이 강하고 진입 장벽이 높다고 여겨졌지만, 이제 글로벌 OTT가 케이블 등 Pay TV 영역은 물론 지상파와 같은 네트워크와도 다투는 경쟁자가 됐다. 

우리나라가 한류 콘텐츠를 글로벌 OTT에 공급하는 것만 생각하면 자칫 생산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톡이 그러했듯이 해외 글로벌 플레이어와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자체 OTT 플랫폼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여기에는 국내 지상파, CJ와 같은 콘텐츠 대기업, 통신사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과 같이 웨이브, 티빙과 같이 힘을 분산하지 말고 통한 플랫폼을 만들어 국내는 물론 해외 진출을 통해 일정 지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거대한 OTT 시장 규모와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으로 볼 때, 국내 방송사, 제작사 등이 상생모델을 만들어 한류로 꽃피운 문화 영향력을 지속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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