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겨눈 '김만배 음성파일'..."조우형 본적 없다' TV토론 보고 공개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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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 보도
음성파일 공개한 신학림 '뉴스타파' 전문위원 “실체적 진실 파악하는 데 시간 필요했다”
윤석열 '김만배 음성파일' 보도 직전 "허위보도 일삼은 언론노조, 뜯어고쳐야"

뉴스타파가 6일 보도한 '김만배 음성파일' 보도 화면 갈무리.
뉴스타파가 6일 보도한 '김만배 음성파일' 보도 화면 갈무리.

[PD저널=엄재희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과거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봐주기 수사했다는 <뉴스타파>의 '김만배 음성파일' 보도와 관련해 여야가 첨예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9월 15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통화한 내용을 공개한 신학림 <뉴스타파> 전문위원(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지난달 25일 열린 TV토론에서 윤석열 후보가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인 조우형을 모른다고 답변하는 것을 보고 제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달 25일 열린 대선후보 2차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조우형씨한테는 (윤 후보가) 왜 커피를 타줬냐”고 추궁하자, “그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는 나흘 전 나온 JTBC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수사 무마' 의혹 보도와 관련한 윤 후보의 입장을 물었고, 윤 후보는 무마 의혹을 부인한 것이다. 

<뉴스타파>가 7일 공개한 '김만배 음성파일'에는 김만배씨가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대장동 사업을 진행해 온 과정,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 등 발언이 담겨있다. 파일에서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박모(검사)가 커피를 주면서 몇 가지 하더니 보내 주더래, 그래서 그 사건이 없어졌어"라는 김씨의 발언이 나온다. 

당시엔 '대장동 의혹' 관련해 김만배 실명이 거론되기 전인데, 신학림 위원은 "보도되는 사람이 김만배라는 느낌이 정황상 들었다"면서 "김만배를 찾아가서 물어본 것인데, 묻기도 전에 (김만배가 부산저축은행 수사와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설명을 먼저 했다"고 말했다. 김만배씨와 신학림 위원은 20년 전부터 언론계 선후배로 알고 지낸 사이라고 한다.

신 위원은 대선 최대 이슈인 '대장동 의혹' 관련 녹취록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공개한 이유에 대해선 “보도가 나가면 국민들이 볼 때는 편향성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며 “충분히 지켜보고 검증하기 위해 최대한 시간을 늦췄다"고 말했다. 

<뉴스타파> 취재진이 녹음파일을 건네 받은 시점은 지난 4일 밤이었다. 대선 3일을 앞두고 녹취록을 보도한 취재진은 녹음 시기를 고려하면 김만배씨가 정치적 의도나 '언론플레이' 목적으로 한 발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상진 기자는 "녹음파일이 만들어진 시점은 검찰수사가 진행되면 파장이 어느쪽으로 갈지 아무도 모르던 시기였다.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있던 전직 회사 선배하고 만나서 자연스럽게 대장동 관련해서 대화를 나눈 것"이라며 "이렇게 (파장이) 커질 걸 예상하고 김만배가 증거를 남겨놓기 위해 신학림(전문위원)을 이용했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뉴스타파> 보도에 대해 "김씨의 말 대부분이 거짓"이라며 '정치공작'으로 몰았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수사망이 좁혀지고 구속 위기에 처하자 이재명을 방패막이로 삼으려했던 김만배와 언론노조 위원장 출신인 뉴스타파 전문위원, 뉴스타파의 삼각 작업에 의한 합작품”이라며 "민주당 경선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만든 녹취록인데, 급하니까 대선 본선 투표일 3일 앞두고 던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언론협업 6단체가 7일 오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후보의 언론노조 관련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
언론협업 6단체가 7일 오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후보의 "언론노조가 허위보도를 일삼고 있다'는 발언을 규탄하고 있다.©PD저널

<뉴스타파>는 보도 전에 윤석열 후보 측에 입장을 물었지만, 회신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배 음성파일'에 대한 반론 요청에 '묵묵부답' 태도를 보이던 윤석열 후보는 <뉴스타파> 보도 당일 유세현장에서 '언론노조가 허위보도를 일삼고 있다'며 "뜯어고쳐야 한다"고 거친 발언을 쏟아냈다.  

윤 후보는 6일 오후 의정부 유세에서 “민주당 정권이 강성노조를 전위대로 세워서 못된 짓을 하는데 그 첨병 중의 첨병이 언론노조”며 ”말도 안 되는 허위보도를 일삼고 국민을 속이고 거짓 공작으로 세뇌해왔다“고 주장했다. 

언론 탄압을 예고하는 듯한 윤 후보의 발언은 언론계의 거센 항의에 직면했다.  

언론현업 6개 단체가 7일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개최한 긴급기자회견에서 최정기 언론노조 정책협력국장은 “자신의 비리 의혹에 대한 언론 보도를 앞두고, 그 보도가 마치 진실이 아닌 것처럼 호도하기위해서 전체 언론 노동자를 불신과 혐오의 집단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유리하면 언론자유를 말하고 불리하면 언론노조와 언론인들을 공격하는 저열한 행태에 헛웃음이 나올 뿐이다. ‘민주당의 집권연장을 위한 전위대'라 칭한 구체적 근거를 윤 후보 스스로 제시하지 못한다면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반드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실체도 없이 비판언론을 ‘허위보도’와 ‘거짓공작’으로 몰고 가는 정치권의 악의적 선동이야말로 무분별한 언론불신을 조장하고,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위협해 온 주범"이라며 "퇴출의 대상은 언론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언론인들이 아니라, 언론장악의 헛꿈을 꾸고 있는 윤석열 당신"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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