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약 돋보이는 신인작가들 공통점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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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기상청 사람들'·'소년심판' 모두 신인작가들 작품
꼼꼼한 취재로 몰입감·개연성 높여

14일 방송을 시작하는 SB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14일 방송을 시작하는 SB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신인 작가들의 전성시대다. SB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JTBC<기상청 사람들:사내연애 잔혹사 편>, 넷플릭스 <소년심판> 등 최근 화제를 낳고 있는 작품의 면면을 보면 신인 작가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이들 모두 긴 호흡의 미니 시리즈를 처음 집필했다.

과거만 하더라도 방송가에서는 신인 작가의 작품을 두고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방송사뿐 아니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콘텐츠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신인 작가의 등용문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수요가 다양해지면서 드라마 업계에서도 실험적인 소재와 파격적인 기획으로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다소 무거운 장르임에도 평균 시청률 7%대를 유지하고 있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연쇄 살인범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범죄 심리 수사극이다. 대한민국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가 집필한 논픽션 동명 에세이를 원작으로 한다. 극에 상상력을 가미했더라도 실화를 기반으로 한 만큼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다.

범죄 스릴러물의 범람 속에서 설이나 작가는 주인공 송하영(김남일)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송하영은 ‘과학수사’나 ‘프로파일링’이 자리 잡지 못한 상황 속에서도 잔혹한 범죄 사건들을 끈질기게 추적한다. 범죄자와의 면담 과정은 긴장감 넘치는 심리전으로, 범죄자의 행정은 최대한 냉철하게 분석하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소년심판>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심은석(김혜수)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담당하는 법관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법의 사각지대에 놓이거나, 이를 교묘히 이용하려는 이들을 향해 “나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라고 외치는 심은석의 대사는 ‘촉법소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일방적 주장보다 어른의 무관심, 범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관심과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역할이 필요하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남긴다.

이번 작품으로 데뷔한 김민석 작가도 “기존에 있던 소년 사건들에 대한 인식과 현직 판사들이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간극을 줄이는 작업이었다”라고 밝힌 것처럼 <소년심판>은 가해자, 피해자, 판사 등 다각도로 사건을 들여다본다. 

JTBC '기상청 사람들'
JTBC '기상청 사람들'

선영 작가가 집필한 JTBC<기상청 사람들>은 그간 한번도 조명받지 않았던 기상청을 무대로 한다. 뻔한 로맨스물로 화제성을 일으킬까 싶은 우려에도 극이 전개될수록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선영 작가가 “날씨만큼 종잡을 수 없이 사랑하고, 사랑만큼 변화무쌍한 날씨를 예측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언급한 것처럼 극은 환절기, 국지성 호우, 열섬 현상, 오존주의보, 불쾌지수 등 인물 관계와 날씨의 변화를 섬세하게 엮어내고 있다. 

지난 1월 호평 속에 종영한 SBS <그 해 우리는>은 김나은 작가의 첫 장편 데뷔작이었고, 진한새 작가는 파격적으로 성매매를 알선하는 고등학생 포주를 주인공으로 앞세운 넷플릭스 <인간수업>으로 눈도장을 찍고, 올해 차기작 <글리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처럼 대중적 호응과 호평을 얻는 신인 작가가 내놓은 작품의 강점은 꼼꼼한 취재가 한몫하고 있다. 김민석 작가는 ‘촉법소년’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다룬 만큼 약 4년간 소년원, 법원 판사, 검사, 변호사 등 60여 명에 달하는 취재원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각지의 소년원, 청소년 회복센터, 지방법원을 오가며 판사뿐 아니라 국선 보조인과 청소년 센터의 시설장 등 다양한 분야의 현직 전문가들을 두루 만나며 작품을 썼다.

<기상청 사람들>도 선영 작가가 약 2년간 취재한 결과물이다. 실제 8개월가량 예보국 상황실로 출근해 직원들과 함께 근무하며 일기와 기상에 대해 배운 것으로 전해진다. 갈수록 방송사, 드라마 제작사 및 OTT 간 협업이 긴밀해지고 있는 만큼 신선한 소재와 기획에 그치지 않고, 스토리텔링의 개연성을 확보한 신인 작가를 향한 러브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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