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인 4·3 추념식 '지각' 감춘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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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뉴스1 인수위사진기자단 사진에서 '지각한 내빈들 빈자리' 문구 삭제

노컷뉴스 수정 전(왼쪽) 수정 후 (오른쪽) 기사. '지각' 사실을 전한 제목과 기사내용이 바뀌었다.

[PD저널=엄재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3 희생자 추념식에 지각해 뒷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부 매체가 추념식 사진 기사에서 ‘지각’ 문구를 넣었다 삭제,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윤 당선인은 3일 오전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를 이용해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4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했다. 윤 당선자는 행사에 다소 늦어 10시 정각 묵념 사이렌이 울리는 도중에 광장 안으로 들어섰다. 4·3 희생자 유족을 포함한 참석자들이 일제히 일어나 고개를 숙여 묵념하는 동안 윤 당선인과 동행한 김부겸 총리는 본인의 자리로 이동했다.

일부 매체는 사진 기사에서 윤 당선인의 '지각 사실'을 알렸다가 이후 기사를 정정했다.   

노컷뉴스는 3일 오후 12시 14분 포털에 송고한 <4·3 희생자 추념식 지각한 내빈들의 빈자리>에서 행사장을 비춘 사진과 함께 “행사시간에 늦은 윤석열 당선인을 비롯한 내빈들의 빈자리는 비어있다”고 전했다. 이 사진 기사의 제목은 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4·3희생자 추념식 묵념하는 참석자들>로 바뀌었고, 사진 설명에서 ‘지각’ 문구도 삭제됐다.

뉴스1도 “행사기간에 늦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문구가 포함된 기사를 올렸다 지운 것으로 확인됐다.

노컷뉴스 관계자는 인수위사진기자단 사진을 그대로 사용했다가 생긴 일로 보인다고 답했다. ‘지각’ 문구 삭제 경위 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노컷뉴스 한 관계자는 “사진팀이 아니라서 답변하기 어렵다.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윤석열 당선인이 처음이다. 의미를 부여할 만한 추념식 참석이었지만, 윤 당선인의 지각과 태도 논란으로 의미가 퇴색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영훈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은 4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추모 사이렌 소리가 들리는데도 당당하게 걷는 모습이 황당하다”며 “윤석열 당선인이 정상적인 정치인이라면 그 자리에서 묵념을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유가족과 대화를 하느라 입장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김은혜 인수위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추념식 '지각' 이유를 묻는 질문을 받고 “(윤 당선인가) 유가족 대표분의 말씀을 들으면서 입장했다. 유가족 입장을 듣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시작이 늦었다면 저희가 죄송한 일”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총리 인선 발표가 일요일 오전 일정이었으나, 제주 4·3의 치유와 상흔을 돌보기 위해 그 자리에 안갈 수 없었다. 앞으로 제주를 평화와 상생의 섬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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