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 몬스터유니온 증자 제동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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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이사회, 자회사 몬스터유니온 400억 증자 계획안 '의결보류'
"드라마 경쟁 치열...외부 자본 유치 필요"...이사들 "몬스터유니온 성과 부진, 관리 방안 내놔야"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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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엄재희 기자] KBS가 자회사인 드라마 제작사 몬스터유니온에 400억 원을 증자하는 계획안에 대해 이사회가 제동을 걸었다. KBS이사회는 몬스터유니온의 경영실적 부진과 계획안이 미흡하다는 일부 이사들의 지적에 따라 증자안 의결을 보류하고 차기 회의에서 안건을 다시 다루기로 했다. 

KBS는 6일 이사회에서 자회사인 e-KBS를 통해 몬스터유니온에 400억 원을 증자하고, KBS가 보유하고 있던 몬스터유니온 지분 25%를 e-KBS로 넘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KBS는 지난해부터 몬스터유니온을 드라마 전문 스튜디오로 키워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방안을 추진했다.

몬스터유니온은 KBS와 KBS계열사(KBSN, KBS미디어)가 공동 출자해 2016년 설립한 드라마 전문 제작사로 KBS <태종이방원><꽃피면 달 생각하고>, TV조선 <엉클> 등을 제작했다. 

KBS는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로 드라마 경쟁이 격화하고 있고, 방송사 드라마 조직이 스튜디오로 전환하고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사회에 출석한 황의경 몬스터유니온 대표는 “엄청난 글로벌 자본이 한국 드라마시장에 들어오면서 제작비 상승으로 내부 자금만으로는 경쟁력 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힘들어진 상황”이라며 “스튜디오를 통해 합법적으로 외부자본을 유치하고 궁극적으로 상장까지 하는 게 숙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튜디오 드래곤에 이어 JTBC 스튜디오, 스튜디오S도 2~3년 안에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JTBC 스튜디오의 경우 제작년에 4000억원가량을 선투자 받았고, 한정된 작가와 연출 리소스를 자본을 통해 선점하려는 (경쟁사들의) 노력이 치열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BS 이사들은 몬스터유니온의 경영 실적이 부진하고, 증자 이후의 계획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몬스터유니온은 지난해 434억원의 드라마 매출을 거뒀지만, 제작비용 등이 이를 상회해 적자를 기록했다. 

이상요 이사는 몬스터유니온의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몬스터유니온이 그동안 경영이 잘되고 성과가 있었다면 덜 고민할 수 있었을 텐데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며 “앞으로 몬스터유니온이 실적을 올릴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관리방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숙현 이사는 “(몬스터유니온) 임원진들이 거의 KBS와 겸직이기 때문에 책임경영이 가능한가라는 의문이 드는 부분이 있다. 계획했던 것이 성실히 이행되지 않았을 때 책임경영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관리방안을 더 보완해달라”고 요구했다.

몬스터유니온 투자 방향에 KBS 드라마 PD들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은수 이사는 “몬스터유니온 활성화시키면 드라마센터 PD들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고, 윤석년 이사는 “책임경영, 디테일부분, 드라마센터 PD들의 동의가 보완이 되면 의결하기 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드라마센터 PD들의 동의 여부를 말씀해주셨는데, 증자는 KBS 드라마센터PD들과 직결되는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KBS는 이날 여의도에 건립을 계획했던 '미래방송센터'의 설계용역 계약을 해지하고 신사옥 세종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이사회에 보고했다. 미래방송센터는 2016년 고대영 사장 시절에 추진됐던 사업으로, 감사원의 '부적합' 감사 결과 등으로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KBS는 수신료 인상 추진과 함께 본사 기능 세종 이전 방침을 세워 '미래방송센터' 건립은 폐기 수순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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