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수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유 퀴즈 온 더 블록> 출연과 관련해 침묵하고 있는 CJ ENM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간사를 맡고 있는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성명을 내고 “(윤석열 당선인의 출연 결정과 관련해) 국민들이 계속 묻고 있지만, CJ ENM은 묵묵부답이다. 설명해야 할 CJ ENM이 손 놓고 있는 사이, 방송을 진행했던 유재석 씨만 애꿎게 곤욕을 치르고 있다”며 “미디어 시장의 공룡 CJ가 섭외와 아무 관련 없는 MC에게 비겁하게 책임만 떠넘긴 꼴”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당선인 측에 “이번 유퀴즈 출연 또한 방송장악 시도의 일환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당부한 조승래 의원은 CJ ENM에는 “윤석열 당선인의 출연 결정과 섭외 과정, 그리고 그 이유를 국민 앞에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항간의 의혹처럼 대표가 편성이나 제작에 개입한 것인지, 아니면 제작진의 자체 책임으로 결정을 한 것인지 국민 질문에 답변해야 한다. 그것이 책임 있는 방송 대기업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지난 26일 “지난 수년간 제작진과 출연진, 시청자들이 함께 가꿔온 좋은 예능 프로그램이 하루아침에 권언유착의 희생양으로 망가진 현실을 보고도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강구에 무심하다면, 지지율과 시청률 동반 몰락과 함께 정권과 재벌 미디어에 대한 시민의 신뢰 상실만 초래할 것”이라며 “방송사들은 제작 자율성 침해와 이미지 정치의 악용을 막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정치인들의 무분별한 예능 출연을 중단하라. 그것이 이번 사태를 생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지난 20일 윤 당선인이 출연한 <유퀴즈> 방송분이 전파를 탄 뒤 비판 여론이 일주일이 넘도록 들끓고 있지만, CJ ENM 측은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국무총리, 이재명 전 경기지사 측이 <유퀴즈>에 출연 의사를 타진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의구심은 더욱 커졌다. 제작진의 원칙이 바뀐 배경에 윤 당선인 측이나 회사의 외압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었다.
CJ ENM이 침묵하는 동안 비난의 화살은 유재석씨와 제작진에 향했다. 온라인에는 윤 당선인의 출연과 관련 유재석씨의 해명을 요구하는 글이 이어졌고, 이는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됐다.
유재석씨 소속사인 안테나는 "소속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인터넷에 유포되고 있는 악의적인 비방,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게시글과 악성 댓글에 법적으로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집중포화를 맞은 <유퀴즈> 제작진도 27일 방송에서 '제작일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심경을 내비쳤다. 제작진은 상암동 편집실을 배경으로 “훗날의 나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제작진의 마음을 담아 쓴 일기장“이라며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꺾지 말아달라“는 등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