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음악광' PD가 1104쪽에 걸쳐 집대성한 밴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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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서 라디오 PD 신간 '더 밴드'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405개 밴드 이야기 담은 '밴드 아카이브'

정일서 PD의 저서 '더 밴드'.
정일서 PD의 저서 '더 밴드'.

[PD저널=장세인 기자] KBS에서 '음악광'으로 통하는 정일서 PD가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밴드의 역사를 집대성한 책 <더 밴드>(어바웃어북)를 펴냈다. 

<더 기타리스트> <그 시절, 우리들의 팝송> 등의 저서를 통해 해박한 팝 전문가의 면모를 보여준 정일서 PD는 신간 <더 밴드>에선 밴드를 통해 팝 음악사를 정리해냈다.  

팝에 빠져든 중학생 시절부터 라디오 PD로 25년 넘게 일하고 있는 현재까지 밴드가 '음악 듣기의 뿌리요 기둥'이었다고 고백한 정 PD는 1104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에 405개 밴드의 이야기를 채워넣었다.  

1956년에 결성된 록 밴드 크리케츠를 시작으로 2013년 데뷔한 영국 밴드 일구칠오까지 총망라한 '밴드 아카이브', '밴드 통사'로 평가할 만하다.   

리스트 선정에 애를 먹었다는 저자는 머리말에서 "오래도록 그 이름들을 썼다 지웠다 고민하고 망설이고 고쳐 적어야만 했다"며 "객관적인 평가를 염두에 두었다고는 하나 결과적으로는 객관을 지향한 주관적인 명단일 수밖에 없다. 그저 보다 많은 독자들이 한계를 이해하고 이 리스트에 고개를 끄덕여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리스트에 오른 각 밴드의 역사는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 음악세계에 대한 맛깔나는 해설까지 더해져 더욱 풍부해졌다.  

"크리케츠는 2대의 기타와 베이스, 드럼이라는 4인조 록 밴드의 정형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록의 역사에서 대단히 독보적인 지위를 갖는다"는 평가나 <Golden Slumbers/Carry That Weight/The End>가 밴드 비틀즈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단 한 곡"이라는 추천도 만나 볼 수 있다. 

"팝 음악사를 통사적으로 이해"하기를 바란 저자는 10년 단위로 밴드 음악의 경향과 특징을 묶어냈다.  

퀸, 레드 제플린, 딥 퍼플, 이글스 등이 주름잡은 70년대는 '록 스타의 시대: 록의 르네상스를 꽃피운 뮤지션들'이라는 제목을 붙였고, 스콜피온스, 유투, 듀란 듀란, 본 조비가 활약했던 80년대는 '강렬함과 화려함의 미학: 헤비메탈과 뉴웨이브의 불편한 동거'라고 소개했다.  

405번째로 소개한 일구칠오 멤버 매튜 힐리의 인터뷰는 <더 밴드>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데뷔 앨범 <The 1975>로 ‘스타일리시한 모던 록의 새로운 기준’이라는 평가를 받은 일구칠오의 매튜 힐리는 한 인터뷰에서 “모든 것을 마이클 잭슨에게 배웠다. 1980년대의 댄스 팝, R&B 등 미국의 흑인음악, 아주 짧게 들었던 힙합이 우리의 자양분이었다”고 했다. 

저자는 “누군가 록은 죽었다고 말하고 또 누군가는 밴드의 시대는 갔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록은 살아남을 것이며 또 밴드는 반드시 존재해야 할 당위를 갖는다고 답하겠다. 밴드의 음악이야말로 대중음악의 근간이고 정수이며 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더 밴드>는 밴드의 활동상을 볼 수 있는 수백 컷의 사진들과 함께 공연 영상이나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는 QR코드를 삽입해 보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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