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동안 ‘기사형 광고’ 의심 사례 1800여건, ‘연합뉴스 사태’ 빙산의 일각”
상태바
“3주 동안 ‘기사형 광고’ 의심 사례 1800여건, ‘연합뉴스 사태’ 빙산의 일각”
언론인권센터‧뉴스타파 기사형광고 모니터링 진행
“소비자 기만 규제, 언론의 자유 문제 아니야”
  • 엄재희 기자
  • 승인 2022.05.03 1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론의 상업주의,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PD저널
3일 열린 '언론의 상업주의,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PD저널

[PD저널=엄재희 기자] 주요 언론 매체가 약 3주간 쓴 ‘기사형 광고’ 의심사례가 1813건이라는 시민단체의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연합뉴스>가 홍보사업팀 소속 직원을 동원해 2천여 건의 ‘기사형 광고’를 작성해 논란이 된 이후에도 언론이 자정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인권센터와 <뉴스타파>는 3일 '언론의 상업주의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기사형 광고’를 모니터한 결과를 내놨다. 언론인권센터 모니터링단(이하 모니터링단)은 2월 7일부터 25일까지 19일 간, 중앙일간지 8개사(조선일보‧한겨레‧경향신문‧동아일보‧한국일보‧서울신문‧국민일보) 경제지 7개사(매일경제‧서울경제‧머니투데이‧아시아경제‧헤럴드경제‧파이낸셜뉴스‧한국경제) 통신사 3사(뉴시스‧뉴스1‧연합뉴스) 총 18개 매체를 대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 ‘기사형 광고’로 의심되는 사례는 1813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매체별로는 <파이낸셜뉴스>가 493건으로 가장 많았고, <해럴드경제> 244건, <매일경제> 220건, <아시아경제> 198건, <뉴스1> 148건 순이었다. 중앙일간지는 총 200건의 사례가 나왔고, <서울신문>이 44건, <동아일보> 40건, <국민일보> 35건 순으로 많았다.

모니터링단은 '기사형 광고'의 정의를 ‘형식적으로는 기사이지만 그 실상은 기업과 언론사 사이 금전적인 거래가 오가며 제작되어 특정 기업의 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기사’라고 정했다. 이에 따라, ‘기사형 광고’ 유형을 △ 정보와 홍보의 구분이 모호한 경우 △ 같은 소재를 반복적으로 노출한 경우 △ 책임을 지울 대상이 부재한 경우 △ 언론사 수상경력이 상품홍보 수단이 되는 경우로 나누어 분석했다.

건강기능식품 관련 기사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연구 결과를 인용하여 제품의 장점을 강조하는가 하면, 바이라인이 없거나 기자가 아닌 ‘00연구원’으로 작성된 ‘기사형 광고’ 사례도 수백건 적발됐다.

모니터링단은 “지금의 언론은 스스로 앞장서서 기만행위를 하고 있다"며 "'기사형 광고'로 국민건강 및 국민경제와 관련된 정보의 신뢰성이 떨어지고 소비자 피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연합뉴스 사태' 이후에도 '기사형 광고'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사형 광고' 실태를 추적해 온 김강민 <뉴스타파> 기자는 해외 사례와 비교하며 규제의 문제로 접근했다. 

<뉴욕타임즈>는 넷플릭스의 한 프로그램 홍보용 기사를 작성하면서 상단에 ‘돈 받고 써준 글(PAID POST)’라는 배너를 걸어두었다. 이 배너는 스크롤을 내려도 계속 유지된다. 반면, 한국에선 신문의 첫 장에만 '애드버토리얼'이라고 표기되거나 온라인판에서는 아무 표시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김 기자는 “<뉴욕타임즈> 사례는 돈 받은 기사라는 광고 표시가 명확하고 선명하며, 그로 인해 소비자에게 ’넷플릭스 광고’라는 종합적인 인상을 남기고 있다”면서 “반면, 한국의 기사형 광고는 명확성과 선명성이 부족하며, 결과적으로 특정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지 않은 진짜 기사라는 종합적인 인상을 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차이가 나는 이유는 자율규제기구의 힘의 차이에서 나온다. 김 기자는 “미국의 기사형 광고를 심의하는 연방거래위원회는 행정조사 권한을 가진 기관으로 법 집행 능력을 갖고 있다”며 “<뉴욕타임즈> 같은 거대 언론사가 연방거래위원회가 규제 대상으로 명시한 기만적 뒷광고를 받는 상황은 현실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인터넷신문위원회‧신문윤리위원회‧뉴스제휴평가위원회 등 자율규제 기구가 파편화되어 있으며 규정이 있더라도 구속력과 강제력도 약하다.

김 기자는 “(미국의) 이러한 법 적용은 소비자를 위해서,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를 규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기사를 규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 기만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므로 언론의 자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거대권력인 (한국의) 신문사와 방송사는 규제를 회피하며 뒷광고로 돈벌이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소비자 권리를 위해 종합적으로 기만적인 광고에 대한 규제를 도입할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