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팬덤’ 바람 불어넣은 언론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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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팬덤’ 바람 불어넣은 언론의 책임 
민언련 "김건희 팬카페 인용 보도 중앙일보 22건 가장 많아"
  • 장세인 기자
  • 승인 2022.06.21 1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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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PD저널=장세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지인을 봉하마을 방문에 대동하기 전까지 언론은 ‘김건희 띄우기’에 적극 동조했다.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3월 10일부터 6월 16일까지 22건의 김건희 여사 팬카페 인용 보도를 내놓은 <중앙일보>를 포함해 다수 언론사는 ‘김건희 팬덤 현상’에 바람을 불어넣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일부터 지난 16일까지 <경향신문><동아일보><조선일보><중앙일보><한겨레><한국일보><매일경제><한국경제>의 ‘김건희 보도’를 분석하고 언론의 책임을 따져 물었다. 

20일 공개된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김건희 여사 팬카페를 인용한 보도를 가장 많이 낸 곳은 <중앙일보>(22건)였다. 뒤를 이어 <한국경제> 17건, <조선일보> 16건, <매일경제> 10건, <동아일보> 6건, <한국일보> 4건의 인용보도가 나왔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만 팬카페를 인용하는 보도를 내지 않았다. 

보도를 보면 언론은 김건희 여사를 '셀럽'으로 칭하거나 팬카페 회원수 증가까지 관심을 가졌다. 

윤 대통령 당선 직후 <한국일보>의 <윤석열 곁에는 ‘셀럽’ 배우자 김건희씨와 딸 같은 ‘토리’가 있다>(3월 10일)에서는 윤 대통령의 가족을 소개하며 김 여사를 “팬클럽 있는 셀럽 영부인”이라고 칭했다. 3월 14일부터 15일까지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는 당시 김 여사 팬카페 회원 수와 ‘김건희 굿즈’ 판매 소식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무채색 바지정장에 스카프가 돋보이는... 그녀는 ‘재키 스타일’?>(3월 19일) 보도에서 김 여사의 스타일에 집중했고, 4월 5일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는 김 여사의 슬리퍼 품절 사태를 전했다. 5월 3일 <동아일보>, <조선일보>는 김 여사가 단양 구인사 방문 시 입은 치마가 온라인에서 저렴하게 판매된다고 강조했으며 그 외에도 팬카페를 인용해 김 여사의 후드티, 안경, 휴지 등에 주목하는 기사가 많았다.

김건희 여사 팬카페 회원 8만 명 돌파 소식 전한 보도(3/14~3/15). ©민주언론시민연합
김건희 여사 팬카페 회원 8만 명 돌파 소식 전한 보도(3/14~3/15). ©민주언론시민연합

청와대에서 KBS <열린음악회>가 열린 5월 22일, 윤 대통령 부부가 어린이합창단과 함께 찍은 사진이 팬카페 운영자인 강신업 변호사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됐지만, 의문을 제기하는 언론은 없었다. 김건희 여사가 최고 수준의 보안이 필요한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해 찍은 사진이 팬카페에 공개된 이후부터 문제를 제기하는 보도가 하나둘 나왔다. 

<조선일보>는 지난 1일 기자 칼럼 <뜨악한 대통령 사진 배포>를 통해 “‘공적’ 사진을 ‘사적’으로 유통하는 대통령 부인 팬클럽은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동아일보>는 정치부 차장이 쓴 <타협할 수 없는 대통령 부부의 사생활>(6월 3일)에서 “(사진 공개) 당일에는 ‘야권에서 비판 좀 하겠는데’라고 지나쳐 버렸다”면서 “애당초 대통령 집무실에서 일어나는 일은 개인 활동일 수 없었다. 대통령 집무의 엄중함 때문에 그곳에선 휴일이라도 ‘일상 코스프레’를 해선 안 됐다”고 지적했다.

언론이 돌아선 건 지난 13일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에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코바나컨텐츠의 관계자들이 동행한 사실이 알리지면서부터다. 대다수 언론은 사설 등을 통해 대통령 부인의 공식활동은 공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 와중에도 <한국경제>는 사설 <김건희 여사 외부 활동에 대한 비판과 시비 지나치다>(6월 16일)에서 “대통령 부인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으므로 은둔의 ‘퍼스트 레이디’로는 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움직일 때마다 조그만 흠을 트집 잡아 정치적 공세를 퍼붓는 것은 온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부 비호감 여론을 활용해 비열한 공격을 한다는 느낌마저 든다”며 비판 여론을 문제삼기도 했다.

민언련은 “김건희 여사의 팬덤정치가 영향력을 키우게 된 데 언론의 책임은 없었을까”라고 되물으며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김건희 여사 팬카페에 올라온 게시물과 각종 반응을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퍼나르고 전한 언론의 자성이 절실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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