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제 손댄 정부...언론 "비정상의 정상화" "장시간 노동 고착화" 상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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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제 손댄 정부...언론 "비정상의 정상화" "장시간 노동 고착화" 상반 평가
고용노동부, 연장근로 '월 단위 총량 관리 방안' 도입 추진
경제지 "쉬운 해고 빠져 반쪽짜리" "상습 파업 규제 없어"
한겨레 "최악의 경우 2주 연속 최대 주92시간씩 일하게 될 수도"
  • 박수선 기자
  • 승인 2022.06.24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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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PD저널=박수선 기자] 고용노동부가 ‘주52시간’ 초과 근로 허용을 골자로 한 노동시장 개편 방안을 추진한다. 산업계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연장근로 월 단위 총량제’ 도입에 경제지와 보수신문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반면 진보‧중도 성향의 신문은 장시간 노동 고착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23일 '노동시장 개핵 추진방향'을 발표하면서 “산업화 시대에 형성된 노동규범과 관행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근로시간 제도와 임금체계 개편을 우선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핵심은 주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 근로시간을 노사합의를 통해 월 단위로 바꾸는 총량 관리 방안 도입이다. 고용노동부는 산업계에선 다양한 기업별‧업종별 경영여건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고, 절차와 요건이 쉽지 않아 유연근로제 활용률도 10%를 밑돌고 있다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금제도도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로 개편된다. 고용노동부는 관련 분야 전문가로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를 구성해 오는 10월까지 구체적인 입법과제를 마련할 예정이다. 
 
경제지와 보수신문은 ‘비정상의 정상화’(매일경제)라는 반응과 함께 한술 더 떠 '쉬운 해고', 노조의 상습 파업 등을 막을 수 있는 내용 등이 빠져 아쉽다는 목소리를 냈다. 

<서울경제>는 24일자 5면 <주52시간 틀서 근로시간만 손질…‘노동유연성’ 빠져 반쪽짜리>에서 “근로시간 손질이 주52시간 틀 내에서 이뤄진데다 노동개혁의 핵심인 노동유연성도 빠지면서 아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며 “박근혜 정부에서 일명 쉬운 해고로 불린 노동유연성 제고를 다시 꺼낼 경우 노동개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현실론으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해외 선진국들은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유연성을 높여 노동시장을 개혁한 성공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서울경제 6월 24일자 5면 기사.
서울경제 6월 24일자 5면 기사.

<한국경제>는 사설에서 연장근로 한달 총량관리제도에 대해 “정부가 내놓은 노동 관련 정책 중 가장 획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 하다”고 평한 뒤 “이번 정부 발표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을 심화시킨 노동 규제 개혁 방안이 빠졌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매일경제>는 사설에서 “2018년 도입된 주52시간제는 코로나19 이후 확산하는 재택근무‧시차 출퇴근제 등 다양한 근로형태를 충족시키는 데 부적합한 제도”라며 “국내에선 주52시간제가 직무‧업종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적용되다 보니 기업 생산성을 저해하고 경쟁력을 갉아먹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계 요구처럼 장시간 근로 관행을 개선하는 노력은 필요하다. 하지만 1950년대 집단적‧획일적 공장근로를 전제로 만들어진 근로시간제를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강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노동계의 협조를 당부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이번 노동개혁안은 그간 글로벌 스탠더드에 미치지 못하고 ‘노조 공화국’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비판받던 지난 정부의 노사관계를 바로잡으려는 시도란 측면에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여전히 손봐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며 대체근로 허용과 노동이사제도를 언급했다. 

한겨레 6월 24일자 3면 기사.
한겨레 6월 24일자 3면 기사.

진보‧중도 성향의 신문은 장시간 노동 고착화 등의 우려를 제기했다. 

주52시간제도는 전면 시행 1년을 맞았지만, 우리나라 연간 근로시간(1928시간)은 1500시간대인 OECD 평균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겨레>는 1면 <‘주92시간 노동’ 길 터주려는 정부>에서 “노동부는 시대  흐름에 맞게 고용노동 시스템을 ‘현대화’한다는 입장이지만, 연장근로 시간 정산단위 확대 등 기업들의 요구를 대폭 수용해 향후 추진 과정에서 큰 논란이 예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겨레>는 “‘11시간 연속휴식’ 등 보완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은 채 월 단위 관리 체계로 바뀌면, 최악의 경우 2주 연속 최대 주92시간씩 일하게 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OECD 평균을 크게 웃도는 한국의 노동시간을 줄이고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할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가 노동자에게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과거 위기 때 악습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도 사설을 통해 “연장근로시간이 월 단위로 개편될 경우 4주 동안 48시간을 연장근로에 쓸 수 있는데 이 경우 특정한 주에 일을 몰아 수십 시간의 연장근로를 해야 할 수도 있다. 근로일 사이 최소한의 휴식시간 부여 등 근로자의 건강권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 논의의 병행은 필수”라며 “근로시간과 임금체계 유연화를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성공 여부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낼 수 있는가에 달려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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