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OTT 활성화 논의만...실시간방송 생태계 보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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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학회, '실시간 방송 생태계 발전방안’ 세미나 7일 개최
"토종OTT 기댈 언덕은 결국 지상파와 PP...수익 창출 기반 조성 중요"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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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박수선 기자] 콘텐츠산업 중심축이 된 OTT에 정책적 관심이 쏠린 가운데 방송산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해선 지상파와 유료방송 플랫폼 등 실시간방송 서비스의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방송학회는 7일 개최한 ‘한국방송산업 발전을 위한 실시간 방송생태계 발전방안’ 세미나에서 ‘OTT 시대’의 실시간방송 서비스 가치를 되짚어보면서 침체된 방송산업의 활로를 모색했다.   

‘실시간 방송 생태계 가치 제고를 위한 방송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한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OTT 약진으로 지상파 PP,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실시간방송을 단순하게 비실시간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생태계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방송산업의 근간을 형성하고 있다”고 실시간방송 서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디어 이용 행태가 빠르게 변하면서 방송사·PP가 제작한 콘텐츠가 IPTV 등 유료방송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유통되는 전통적인 구조에도 균열이 생겼다.  OTT 이용률은 2017년 36.1%에서 2021년 69.5%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지상파와 유료방송사업자들은 시청점유율 축소, 광고 수입 감소 등의 현실을 맞닥뜨리고 있다. 
  
주정민 교수는 “보편적 서비스인 실시간 방송은 공동체 유지에 필수적이고, 민주적인 공론장을 제공해 사회적 갈등 해소에도 기여한다. 1차 프로그램 공급자 역할과 1차 거래시장의 수요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경제사업적 측면에서도 음악·영화 등 문화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평가하면서 “실시간 방송의 위기를 타개할 새로운 방안이 필요한 상황인데, OTT를 어떻게 성장시키고 확산시킬까 하는 논의만 많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엄격한 규제를 받는 실시간방송 사업자들은 제작비뿐만 아니라 망·설비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데, 과실은 OTT가 따가고 있다”며 “글로벌 OTT 사업자에 대한 국내 콘텐츠 산업의 종속이 가속화하면 지상파와 주요 PP들이 쌓아온 브랜드 파워가 상실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7일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미디어교육원에서 열린 '한국방송산업 발전을 위한 실시간 방송 생태계 발전 방안' 세미나 유튜브 중계 영상 갈무리.
7일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미디어교육원에서 열린 '한국방송산업 발전을 위한 실시간 방송 생태계 발전 방안' 세미나 유튜브 중계 영상 갈무리.

방송산업 발전을 위해선 실시간 방송과 OTT의 특성에 맞는 규제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 교수는 “토종 OTT를 살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기댈 언덕은 결국 한류 콘텐츠이고, 원천은 지상파와 PP”라며 “국내 실시간방송 생태계에서 수익을 창출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할 수 있는 기반 조성이 필요하고, 해외 OTT는 국내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을 VOD로만 제공하도록 규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OTT 육성에만 초점을 맞춘 미디어 정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OTT 진흥'을 역점과제로 내세운 정부는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세액공제, 자체등급제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글로벌 전진기지 구축 등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세미나 시작 전에 확인해보니 넷플릭스 TOP 10 중 8개가 지상파·종편 등 방송사업자들이 만든 콘텐츠였다"며  "OTT의 주된 콘텐츠 공급원이 여전히 레거시 미디어이고, 이게 토종 OTT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넷플릭스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은 상태에서 OTT 활성화 정책은 위험할 수 있다. 주안점은 국내 사업자들의 역차별 문제를 어떻게 해소해줄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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