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압승에 우경화 경계한 언론...한일관계 영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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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사망 이틀 만에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 과반 의석 확보
경향 "강경파 목소리 커지면서 급속도로 우경화 우려"
중앙 "한‧일 관계 정상화 프로세스 흔들려선 안돼”

[나라=AP/뉴시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피격으로 사망한 8일 일본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아베 전 총리를 추모하고 있다.
[나라=AP/뉴시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피격으로 사망한 8일 일본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아베 전 총리를 추모하고 있다.

[PD저널=박수선 기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한 지 이틀 만에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인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다. 11일 아침신문은 ‘아베 사망’과 참의원 선거 결과로 일본의 우경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한일관계 개선을 정부에 주문했다.  

NHK이 11일 보도한 참의원 선거 최종 개표 결과에 따르면 집권당인 자민당은 63석으로 과반 달성에 성공했다. 공명당은 13석을 확보해 참의원 여당 의석은 146석으로 늘게 됐다. 

<조선일보>는 1면 <“일본 개헌세력 압승”>에서 NHK 출구조사와 일부 개표 결과를 토대로 “집권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의석을 늘려 참의원 전체 의석 248석 중 139~153석을 확보, 과반을 넉넉하게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며 “줄곧 ‘헌법 개정’을 주장해온 아베 전 총리의 집념이 그의 사망 후에 현실화되는 시나리오가 급부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기시다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아베의 주장을 계승해 자위대 명기‧긴급사태 선언 조항 신설‧교육 무상화 등 4가지 항목 개헌 실현과 방위 예산 증액,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등을 공약했다”며 “올 초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위기감이 높아지며 개헌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이 조성된 점, ‘핵 없는 세계’를 강조하는 기시다 총리의 이미지가 아베 전 총리만큼 호전적이지 않다는 점 역시 개헌에 청신호”라고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2면 <“日개헌파, 참의원 개헌의석 확보 확실시”…‘아베 숙원’ 힘 실릴듯>에서 “자민당 등 개헌지지 세력이 개헌통과선을 확보하면서 아베 전 총리가 ‘필생의 과제’로 추진하던 헌법 개정이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방향으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참의원 선거 이후 자민당이 추진하는 일본 방위도 증강도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동아일보 7월 11일자 2면 기사.
동아일보 7월 11일자 2면 기사.

‘자위대 헌법 명기’에 힘이 실리면서 우경화 우려도 제기된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이번 선거 결과로 향후 자민당 내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일본이 급속도로 우경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일본의 안보정책 강화는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지 몰라도 한국이나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베 전 총리를 애도하는 분위기가 우경화 노선을 강화하는 구실로 활용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아베 전 총리 사망 이후 한일관계 여파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대통령은 주한일본대사관이 국내에 마련한 아베 전 총리 분향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등으로 구성된 조문사절단도 일본을 방문하기로 했다. 

<중앙일보>는 1면 <한‧일관계 ‘아베 그늘 벗기’ 3년이 골든타임>에서 “그간 일본 내 보수우익 성향을 대변하면서 한국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 온 자민당 내 ’아베파의 그림자‘가 참의원 선거 이후 짙어지면서 윤 정부의 관계개선 구상이 단기적으로 추동력을 덜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반면에 상대적으로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기시다 총리가 아베 전 총리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기 색깔을 낼 역량을 강화한다면 중장기적으로 한‧일 관계에 청신호각 켜질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고 했다. 

이어 사설에선 “지난달 말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기시다 총리와 네 차례나 만나면서 대화의 물꼬를 튼 만큼 모처럼 시동이 걸린 한‧일 관계 정상화 프로세스가 아베의 사망으로 흔들려선 안된다”며 “아베 조문 외교가 열쇠가 될 수 있다. 최고위급 책임자를 조문 사절로 보내 일본 국민의 아픔을 달래고 대화의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일본은 앞으로 3년간 대형 선거가 없는 이른바 ‘황금의 3년’을 맞는다. 결집된 보수 표심을 기반 삼아 기시다 총리가 개헌 논의를 본격화할 수도, 윤석열 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려던 계획에 변화를 줄 수 있다”며 정부를 향해 “일본의 참의원 선거 후 동향을 면밀히 살피며 생산적인 한일관계 복원을 위한 정교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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