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로 떠오른 퀴어 콘텐츠, 대중성까지 확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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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로 떠오른 퀴어 콘텐츠, 대중성까지 확보할까
'시맨틱 에러' 흥행 이후 쏟아지는 BL 드라마
'메리퀴어' '남의 연애' 등 OTT 중심 퀴어 예능도 관심
  • 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 승인 2022.07.15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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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메리퀴어'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메리퀴어'

[PD저널=방연주 대중문화평론가] 성소수자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확장하고 있다. BL(Boy’s Love) 콘텐츠를 다룬 드라마·영화·웹툰·웹소설 등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예능·시트콤까지 등장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이끌고 있는 성소수자 소재 예능이 새로운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웨이브는 지난 8일 성소수자 커플이 출연하는 연애 리얼리티 <메리 퀴어>를 선보였다. 공개된 1,2회에서는 사회의 그늘에 숨어있던 동성애자, 트랜스젠더, 양성애자 등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애와 결혼, 동거,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별 정정을 하기 위해 수술을 받는 과정 등 세 쌍의 커플이 겪는 이야기를 통해 성소수자의 삶에 깃든 차별과 편견을 전한다. 공개 직후 웨이브 신규 가입자가 가장 먼저 시청한 콘텐츠 4위에 올랐다. 오는 15일에는 셰어하우스에 입주해 서로 마음을 확인하는 남자들의 동고동락 연애 리얼리티<남의 연애>가 방영될 예정이다.

올 상반기 기대 이상의 인기를 끌었던 <시맨틱 에러>(왓챠)의 뒤를 이은 BL 콘텐츠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BL 열풍’을 견인한 왓챠는 지속적으로 BL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제작하고 있다. 현재 일본 BL 드라마 <올드 패션 컵케이크>가 상위권에 올라있고, BL 웹소설 원작인 <신입사원>은 캐스팅을 마친 상태다.

시즌(seezn)은 지난 7일 BL 시트콤 <하숙집 오!번지>를 공개했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숙집의 주인이 된 ‘설원’과 개성 강한 하숙생들의 좌충우돌을 그린다. 이밖에도 <나의 별에게2>(티빙),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넷플릭스), <컬러러쉬>(시즌), <블루밍> 등이 다양한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됐다.

왓챠에서 공개하고 있는 일본 BL 드라마 '올드 패션 컵케이크'
왓챠에서 볼 수 있는 일본 BL 드라마 '올드 패션 컵케이크'

BL 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드라마‧예능‧시트콤 등으로 제작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간 BL 콘텐츠는 여성 중심의 소수 마니아층이 주로 소비해온 장르였다. 대중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방송가에서는 성소수자 영역을 금기시했다. 그러나 OTT의 플랫폼의 확장과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마니아층의 수요를 겨냥한 성소수자 콘텐츠를 주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도 성소수자를 다룬 콘텐츠가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성소수자를 하나의 코드로 소비하는 게 잦지만,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드라마 <포즈>(넷플릭스)에서는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볼룸 문화와 퀴어 하우스를 다룬다. 지난 4월 공개된 앨리스 오스먼의 그래픽노블 원작 드라마 <하트스토퍼>(넷플릭스)에서는 LGBTQ 10대들의 우정과 로맨스를 그린다. 10대 성소수자가 처한 현실을 그리되, 차별과 왕따, 정신질환 등의 문제를 극복하는 등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소수자성에 주목하기보다 성소수자가 지닌 개성을 부각해 프로그램의 취지를 살리기도 한다. 시즌6까지 제작된 리얼리티 <퀴어 아이>(넷플릭스)는 지난 2003년에 인기를 끌었던 <퀴어 아이 포 더 스트레잇 가이>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다섯 명의 게이가 각자 전문성을 살려 자신을 돌보지 못한 채 살아가는 출연자를 찾아가 메이크 오버뿐 아니라 일상과 거주공간까지 바꿔준다. 해당 프로그램은 에미상 최우수 리얼리티 프로그램 부문 4년 연속 수상을 포함해 9개의 트로피를 차지했다.

 BL, 퀴어 콘텐츠 콘텐츠 제작 붐에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국내에서는 OTT 플랫폼의 확장을 타고 성소수자 관련 콘텐츠가 음지에서 양지로 나왔지만, 향후 대중성과 화제성을 얻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BL 콘텐츠의 대중화를 꾀하기 위한 장르적 실험이 이어지고 있지만, 화제성을 확보하기 위해 판타지 요소를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자극적인 설정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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