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지원사격 나선 민주당 의원들 “공영미디어 존폐 시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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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모·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28일 TBS 방문...이강택 TBS 대표와 면담
"TBS 지역방송에 포함하거나 상업광고 허용하는 방안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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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필모·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이강택 TBS 대표와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PD저널

[PD저널=장세인 기자] TBS가 '조례폐지안’ 발의로 존립이 위태로워지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지난 26일 민주당 의원 77명이 참여해 '공영미디어 길들이기 중단'을 촉구한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28일에는 의원들이 TBS를 직접 방문, 사태 해결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28일 정필모,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TBS에서 이강택 대표와 면담을 가졌다. 면담 자리에는 TBS의 임현철 보도본부장, 송원섭 라디오제작본부장, 이승훈 전략기획실장, 봉우종 방송기술본부장도 참석했다.

정필모 의원은 “TBS 문제에 대해 우리사회에서 심각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TBS만의 문제가 아니고 언론 자유, 방송 자유와 관련된 문제”라면서 “특정 프로그램 폐지를 요구하다 안 되니 방송 존립이 걸린 재단 폐지 법안을 내놓은 것은 반민주적인 처사”라고 말했다. 

강민정 의원은 “현 정권이 권력의 사유화를 전방위로 하고 있는데, 오세훈 사장은 (TBS 조례폐지안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TBS에 취하고 있는 조치를 보면 동일한 방식으로 가고 있다”며 “(TBS 조례폐지는) TBS 존립을 넘어 (방송)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국회가 나서서 해야할 일이 있으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게 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은 지난 4일 서울시 출연기관에서 TBS를 제외하는 조례안을 발의했다. 부칙에는 TBS 소속 직원들이 희망하는 경우 서울시 출자출연기관에 우선 채용하고, 신분·급여상 불이익 처분이 없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넣었다. TBS가 서울시 사업소에서 미디어재단으로 독립한 지 2년 만에 지원을 전면 중단하는 조례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강택 대표는 “TBS는 언론·방송계에서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던 시민참여 콘텐츠와 지역성 있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제공하기 위해 2년 반 전에 교통방송에서 서울특별시미디어재단TBS로 거듭났다. 상당히 어려운 여건에서 사회적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한 행보와 노력을 실제에 부합하지도 않는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논법으로 일거에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택 대표는 재원의 70%를 차지하는 출연금이 끊길 상황에서 공적자금 지원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TBS는 2019년 법인 전환 당시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상업광고 허용을 보류해 상업광고가 불가하다. 지역방송에서 제외돼 지역방송을 대상으로하는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TBS는 수도권 지역방송을 하고 있는데 과거 SBS가 서울방송으로 출발할 당시 서울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사는 지역방송에서 제외하기로 해 TBS도 지역 공영방송에서 제외됐다. KBS, EBS, 아리랑국제방송, 국악방송도 모두 받는 방송발전기금을 TBS는 받지 못하고 있다. 방송광고도 허용되지 않고 지역방송으로도 인정되지 않아 재원의 다각화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정필모 의원은 방송법 개정 등을 통해 TBS 지원책을 모색해보겠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방송법상 지역방송의 정의를 달리해서 TBS가 지역방송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우선 있다. 방통위에서 TBS의 상업광고를 허용해주고 대신 광고 시간이나 총량에 규제를 두는 방안도 공영방송으로서 재원을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8일 정필모·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이강택 TBS 대표와 면담 자리를 가지고 있다. ©PD저널
28일 정필모·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이강택 TBS 대표와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PD저널

면담에 참석한 의원들은 시민사회가 'TBS 살리기'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 수사권 축소 법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민형배 의원은 “저항이 거세고 힘이 모아지면 언론에 대해 함부로 할 수 없다. TBS 내부 구성원들은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 어렵다고 하더라도 언론계에서는 'TBS 지키기 시민행동' 같은 것을 만들 수 있다”며 “TBS가 독립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사회자본이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는 없고, 만약 TBS가 없어진다면 미디어 역사에서 가장 퇴행적인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필모 의원은 “최근 TBS뿐 아니라 공영미디어 전반에 걸친 여러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며 “TBS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공영미디어의 주인은 시청자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힘이 모아져야 하고 정치권에서는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부분을 찾겠다. TBS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가 앞으로 우리 사회의 공영미디어를 지켜낼 수 있느냐 아니냐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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