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광고 완판'이라는데...미디어계 파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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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요금제 출시 앞둔 넷플릭스..."유튜브보다 광고 효과 높을 것으로 기대"
'계정 공유 차단' 여부에 성패 갈릴 듯...넷플릭스 때맞춰 '프로필 이전 기능' 도입
"방송광고도 넷플릭스로"...방송시장 위축 우려 가속화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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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임경호 기자] 11월 출시를 앞둔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에 미디어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광고 완판' 소식에 넷플릭스가 미디어 광고시장의 새로운 포식자로 자리를 잡을지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이다.   

넷플릭스의 광고 파트너로 선정된 미디어렙사 ‘나스미디어’는 고객사에 보낸 안내 메일을 통해 올해 11~12월 인벤토리(재고물량)가 완판 됐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의 광고 단가는 IPTV VOD보다 3배 가량, 유튜브보다는 4~5배 정도 높게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광고 물량이 예상보다 적었고 광고주들은 항상 새로운 것(플랫폼)에 목말라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판매 시작 며칠 만에 완판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넷플릭스는 유튜브 콘텐츠보다 프리미엄한 이미지가 있는데다 집중도도 높아 광고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OTT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OTT업계에서는 광고 요금제 모델에 주목하고 있다. 광고 없는 VOD 서비스(SVOD) 시장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판단에 따라 광고 기반 모델을 통해 가입자를 확대하고 수익을 창출해보겠다는 계산이다. 넷플릭스가 오는 11월 4일 '광고 베이직' 요금제 출시를 예고한 가운데 디즈니 플러스도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오는 11월부터 5500원에 광고 기반 요금제를 선보이는 넷플릭스.
오는 11월부터 5500원에 광고 기반 요금제를 선보이는 넷플릭스.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가 '반짝 효과'에 그치지 않으려면 ‘계정 공유 차단’이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 'OTT 서비스 변화와 이용 전망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OTT 이용자의 86%는 계정을 공유하고 있다. 타인과 계정을 공유하는 비율도 52%에 달한다.

OTT 업계 관계자는 "4인팟으로 OTT를 이용 중인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 대체효과가 일어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계정 공유 차단을 광고요금제 성공의 선결 조건으로 꼽았다. 넷플릭스 프리미엄 공유 계정(프로필) 이용권이 '광고형 베이식'(5500원)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는 상황에 새로운 요금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가 지난 18일 도입한 '프로필 이전' 기능을 두고 계정 공유 차단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프로필 이전'은 타인과 계정을 공유하다가 본인만의 새로운 계정(멤버십)을 만들었을 때 공유 계정의 프로필 기록(시청, 찜한 콘텐츠 등)을 그대로 옮길 수 있는 기능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3월부터 계정 공유 차단(추가 요금 부과)을 시험한 칠레와 페루, 코스타리카 등 남미 3개국에서 '프로필 이전' 기능을 테스트 해왔다. 

넷플릭스 측은 계정 공유 차단 계획과 관련 “정해진 바가 없다”면서도 남미 3개국의 피드백이 프로필 이전 기능 도입의 토대가 됐다는 입장을 전했다.

20일 국회에서 장경태 의원과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한 ‘글로벌 OTT 시대, 광고시장 변화와 대응방안 모색’ 정책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PD저널
20일 국회에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방송학회가 주최한 ‘글로벌 OTT 시대, 광고시장 변화와 대응방안 모색’ 정책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PD저널

방송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광고요금제 시행으로 방송광고 시장 위축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디지털 광고시장 규모(63.4%)가 방송·신문 광고시장(33.3%)의 곱절에 육박한 상황에서 OTT 광고요금제 도입이 전통 미디어의 붕괴를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다. 

박석철 SBS 전문위원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글로벌 OTT 시대, 광고시장 변화와 대응방안 모색’ 정책토론회에서 “넷플릭스에 프로그램을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외주업체가 더 많은 편성과 제작비를 방송사에 요구하고 있다”며 “국내 방송사가 자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방송시장 확대 기회는 사라지고 OTT 플랫폼과 외주 제작사만 남게 되는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시장 규제 완화 목소리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는 방송광고 제도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광고 판매 대행사는 여전히 방송법령에 따라 방송광고만 판매할 수 있는 등 현행 제도가 미디어 환경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강신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전문위원은 “단기적으론 넷플릭스 광고요금제를 통해 VOD 광고가 그쪽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하지만, 넷플릭스를 TV로 보는 사람도 많아서 TV광고가 그쪽으로 이동하는 것도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용자 데이터의 해외 유출 방지, 상생방안 마련 등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한국적 모델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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