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공로상’을 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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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contsmark0|연말 방송사 시상식이 어떤 행사인지를 제대로 표현한 것은 kbs 연예대상에 대한 두 연예인의 코멘트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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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연예대상을 차지한 개그맨 이혁재는 수상소감에서 “kbs 출신도 아닌데 이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같은 날 생방송된 kbs <연예가중계>에서 대상후보로 올랐던 개그맨 박성호가 “2년 전 kbs를 배신한 적이 있어 상을 받을 리 없다”고 말했다. 우스개 소리일 수도 있겠으나 바로 그 우스개에 방송사와 연예인의 관계에서 연말 시상식이 어떤 위상인지가 풍자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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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청자들은 시상식에서 왜 이렇게 상의 종류가 많고 또 공동수상이 줄을 잇는지 궁금해 하지 않는다. 방송사에게 이듬해도 잘나가는 프로그램들을 위해선 인기스타와의 지속적인 관계가 필수다. 스타 입장에선 시청률로 ‘기여’했는데도 연말 시상식에서 상 하나 받지 못한다면 자존심을 구기게 되리란 점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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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선정의 공정성을 위해 심사기준을 엄격히 하라거나 심사위원단을 둬야 한다는 등의 주문이 소귀에 읽는 경소리만도 못한 게 방송가의 현실임을 알만한 이는 다 안다. 연말 시상식에서 기대와 설레임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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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방송사들은 차라리 연말 시상식이 한해 동안 자사 프로그램의 흥행과 시청률을 위해 노력해 준 공로를 치하하는 행사임을 솔직히 고백하는 건 어떨까. 드라마든, 예능프로든 부문별로 한해 방송을 총결산하는 축제의 장으로서 성격을 분명히 하는 게 떳떳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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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부탁하자면, 성격이야 어떻든 제발 좋은 쇼를 보여주길 바란다. 공동수상 행진보다 더 짜증나는 것은 내용의 빈곤이다. 상 받기 기다리며 원탁 주위에 앉은 탤런트에게 마이크를 들이대며 “자기 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보라”는 식의 진행은 의도된 ‘시청자 모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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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희 기자|contsmark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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