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방송위의 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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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지난 1일 목동 방송회관 앞에서 열린 ‘방송법 개악 저지 결의대회.’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오종렬 상임의장은 이런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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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개가 토끼, 사슴도 잡지 않으면 그 개를 키워야 하나, 팽해야 하나”, “제 집을 지키라는 개가 달려들어 주인을 물면, 그 개를 어찌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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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신판 ‘토사구팽’론에 집회장은 알듯 모를 듯한 눈길로 가득 찼고, 오 의장은 이내 “(언론인들이) 방송독립과 공익·권익을 보호하라고 방송위원회를 만들어놨더니 만든 자의 목을 쥐는 것은 주인을 무는 개와 같다”며 쾌도난마를 던졌다. 그제야 감을 잡은 집회 참가자들은 방송위를 겨냥해 “팽해야 한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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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자유와 독립 보장에 앞장서야 할 방송위가 정부와 부화뇌동, 존립 이유를 스스로 저버리고 방송철학 부재를 드러냈다는 게 이날 오의장 연설의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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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이면 방송위가 독립기구로 거듭난 지 만 5년이 된다. 안타깝게도 방송위를 바라보는 방송계의 시선 또한 이처럼 곱지 않은게 현실이다. 서비스 개념이 실종되고 그 자리를 권위가 차지해버렸다는 평가다. “아군 맞아?”하는 냉소와 함께 방송위 위상 재정립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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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방송위 주관의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에게 방송위 관계자들과는 다른 철제 접이의자를 내줬다가 항의를 받자 다음 시상식부터 의자를 교체한 것은 해프닝이라 치자. 급기야 9월엔 일부 지역사무소 간부들이 mbc 지역계열사측에 수백만원대의 술 접대를 요구해 물의를 빚었다. 최근엔 “같은 국가기관의 지적사항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방송위 고위관계자, 방송법 개정안 의결을 해명하며), “방문단 대표의 격이 장관급인 방송위원장과 맞지 않는다”(방송위 관계자, kbs노조의 방송위 항의 방문시) 등 권위가 상종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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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인지 불행인지 pd연합회가 방송위원회와 같은 건물을 쓰고 있어 간혹 보너스(?)를 얻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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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엘리베이터에 오르니 방송위 직원 서너명이 itv노조 등 연일 되풀이되는 시위몸살에 겨워하며 이런 말을 주고 받았다. “돈도(방송발전기금) 많이 남는다는데 사옥이나 지어서 나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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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성 유머였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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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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