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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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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은 지네 바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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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 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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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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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또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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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피고 또 지고 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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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워서 너무나 슬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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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3월이다. 언제부터인가 3월이 되면 봄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날짜로 봄을 느끼는 것은 자연의 변화에 둔감해진 요즘 사람들의 모습이리라. 김윤아가 부르는 ‘봄날은 간다’를 듣는다. ‘가버린 봄날들’이 떠오른다. 노래 가사처럼 그 ‘봄날들’에는 사람들과 이야기들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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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이 가는 것은 슬픔이지만, 봄을 맞는 것은 늘 설렘이다. 개인적으로 또는 pd로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게 될 것이다. 물론 그런 봄날도 꽃처럼 피었다 다시 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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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올해 방송계의 봄은 스산한 느낌마저 든다. 최문순 신임 mbc 사장의 말처럼, 우리는 ‘특권의 자리에서 약탈적 경쟁의 세계로 내던져졌다.’ 수장이 바뀐 sbs, mbc, 한겨레를 필두로 언론계는 살아남기 위한 ‘변화’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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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is the cruellest month, bree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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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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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 and desire, stir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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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ll roots with spring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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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가장 잔인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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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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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욕정을 뒤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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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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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로 들어서면 봄날은 우리에게 잔인하게까지 느껴질 지도 모를 일이다. t. s. 엘리엇은 ‘황무지(the waste land)’에서 가사(假死) 상태를 원하는 현대인들에게 모든 것을 일깨우는 4월의 봄기운이 가장 잔인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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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재생(再生)을 주지 않고 공허한 추억으로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엘리엇은 황무지에서 희망의 씨앗을 싹트게 하기 위해서는 각자가 껍질을 뚫고 나오려는 의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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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의 경영진과 구성원들이 재생을 거부하고 가사 상태에 안주하려고 한다면, 이번 봄날은 더욱 스산하고, 잔인하게 느껴질 것이다. 변화를 수용하고, 그 변화의 질과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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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것이 인력 감축과 단기적 성과에만 집착하는 신자유주의식 구조조정을 막아내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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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변화는 몇 사람의 ceo들에 의해 재단될 수 없다. 구성원 개개인들이 현재의 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그 어려움을 함께 뚫고 나가려 할 때만, 우리 방송은 질적으로 한 단계 진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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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그들의 손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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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들의 시대를 읽는 통찰력과 변화를 받아들이는 겸허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봄날은 간다. 봄날이 가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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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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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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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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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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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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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민 sbs 제작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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