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 ‘가재미’ 쓴 불교방송 문태준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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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라디오는 코드가 맞아요”

|contsmark0|불교방송 문태준 pd가 지난해 ‘현대시학’ 9월호에 발표한 시 작품 ‘가재미’가 시인, 평론가 120명이 뽑은 지난해 가장 좋은 시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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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작가’가 이시영, 안도현, 문정희 등 시인, 평론가 12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발표된 시 가운데서 가장 좋은 작품을 설문조사한 결과 문 pd의 ‘가재미’가 꼽힌 것. 문 pd는 2003년에도 ‘창작과 비평’에서 선정한 올해의 가장 좋은 시집 ‘맨발’로도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바 있어 문단에선 일찌감치 30대 스타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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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암투병중인 그녀가 누워있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있다/ (중략) 나는 그녀가 죽음 바깥의 세상을 이제 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한쪽 눈이 다른 쪽 눈으로 캄캄하게 쏠려버렸다는 것을 안다 /나는 다만 좌우를 흔들며 헤엄쳐 가 그녀의 물속에 나란히 눕는다 / 산소호흡기로 들어 마신 물을 마른 내 몸 위에 그녀가 가만히 적셔준다.…”(시 가재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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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 ‘가재미’(가자미의 경상도 사투리)는 한쪽 시각이 갖고 있는 모습을 의미한다. 삶과 죽음 사이에서 한쪽 시선이 삶에서 죽음 쪽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노래한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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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누구냐고 많이들 물으시는데요. 아내냐, 어머니냐, 옛 애인이냐 바로 큰어머니세요. 김천 시골집 바로 옆집에 사신 큰어머니는 어머니와 같은 분이셨어요. 양식 떨어지면 몰래몰래 챙겨주시던 그런 분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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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는 어둡고 슬프다. 사랑타령이나 미사어구도 자제한다. 그의 생각, 시선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난해하지 않아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존재에 대한 의미를 많이 씁니다. 이것이 전통서정시와 같은 큰 울림을 만들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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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pd는 시와 라디오 pd라는 직업은 코드가 잘 맞는다고 한다. 라디오는 청각을 이용한 매체로서 듣는 사람의 느낌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데, 시도 마찬가지다. 눈으로 읽지만 시는 음악이고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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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라는 종교의 가치와 의미 때문인지 시의 느낌이 깊어 좋아진 것 같아요. 수행을 오래한 스님이나 책, 불교경전에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불교방송 10년 동안 세계관이 많이 확장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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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요즘에서야 시인이 돼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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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는 다른 생명체에 대한 연민이 생겨나요. 중년을 넘어선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의 역할을 생각할 때라고 보는데, 앞으로 생명, 생태운동에 대한 사회적 발언을 할 시기가 조만간 오지 않겠느냐는 저 자신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요. 그것이 생명운동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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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방송에서 <아침저널 1, 2부>를 연출하고 있는 문 pd는 1994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해 ‘창작과 비평’사에서 ‘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두 권의 시집을 펴냈다. ‘노작문학상’, ‘동서문학상’, ‘유심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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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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