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보도 ‘가짜유골’ 논란 국내 방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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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발표 ‘중계’ 북한 반박 ‘모르쇠’
북한 비망록 등 외면하다 네이처 이후 일본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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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의 보도로 북한이 건넨 유골이 가짜였다고 발표한 일본 정부가 곤경에 처해 있다. 네이처의 보도는 특히 일본 정부가 유골 감정을 고의적으로 날조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국내 방송사들이 지난 10일 일제히 네이처의 보도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태도를 취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지난 연말 처음 ‘가짜유골’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국내 방송사들의 보도태도는 방송사들이 일본 정부를 그렇게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를 되묻게 한다.

지난해 12월 8일 일본 정부가 “북한이 넘겨준 요코다 메구미 씨의 유골이 다른 사람의 것”이라고 발표하자 국내 주요 방송사들은 메인뉴스에서 ‘납치자 피해자 유골가짜…북일 관계 경색 조짐’(kbs <뉴스9>) 등의 제목으로 관련 기사를 다루면서 향후 북일관계가 경색 조짐을 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날 sbs는 <8시뉴스>에서 “북한측의 거듭되는 실책으로 해결은커녕 점점 꼬여만 가면서 양측의 긴장이 높아져 가고 있다”며 일방적으로 북한을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요 방송사들의 메인뉴스는 북한 외무성이 같은달 12일 “일본 정부의 발표가 고의적으로 날조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한 데 대해선 외면했다.

방송사들은 이뿐 아니라 북한이 지난 1월24일 일본측의 유골감정 결과와 관련, 조선중앙통신사 비망록을 통해 △1200도의 고온에 화장한 유골에서 dna 검출이 불가능한 점 △일본 데이쿄 대학에서 검출한 dna를 일본 과학경찰연구소에서는 검출하지 못한 점 △데이쿄 대학의 감정서에 기재된 분석 내용이 앞뒤가 맞지 않는 점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유골 반환을 요구한 것도 다루지 않았다.

현재 진행형인 ‘가짜유골’ 공방의 일방이라고 할 북한측 입장에 대해선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한 것이다.

이런 방송사들의 보도태도는 네이처의 보도가 없었다면 일본 정부의 ‘가짜유골’ 주장을 기정사실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방송은 네이처의 보도가 나오자 이번엔 일본 정부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방송사들의 ‘가짜유골’ 관련 보도태도에 대해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는 “방송은 유골파문과 관련해 최근 일본의 우경화 및 군사대국화 경향이 일고 있는 것과 연관지어 이 문제를 바라봤어야 했다”며 “방송이 일본 정부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보도하고, 북한 주장은 축소 또는 외면한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또 “그동안 방송이 북한 정부에 대해 불신의 시각으로 바라봤기 때문에 북한의 주장을 축소 또는 외면한 것”이라며 “방송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얻기 위해선 북한의 주장도 메인뉴스에서 공평히 다뤄야 했다”고 말했다.

한편 kbs 보도국의 한 관계자는 이런 보도태도에 대해 “북한 주장이 메인뉴스에 보도되느냐 않느냐는 그날 뉴스에서 해당기사의 중요성을 따져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sbs 보도국의 한 간부는 “북한의 주장을 가볍게 취급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도 고쳐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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