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열린채널> ‘외출 혹은 탈출’ 편 만든 지체장애인 김주영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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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열린채널> ‘외출 혹은 탈출’ 편 만든 지체장애인 김주영 씨
“외출 통해 세상에 눈뜬 과정 보여주려”
신발신기부터 ‘탈출’ 버금가는 지체장애인의 ‘외출’ 담아
  • 황지희
  • 승인 2005.05.13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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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한 지체장애인이 ‘장애인’을 주제로 한 tv다큐멘터리를 제작,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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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1일 kbs <열린채널>에서 선보이는 ‘외출 혹은 탈출’ 편을 제작한 김주영 씨. ‘외출…’ 편은 장애인 이동권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열린채널>에서 장애인이 직접 기획과 촬영, 편집까지 맡은 작품이 다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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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씨는 몇년전까지만 해도 이런 작품을 만들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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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직업학교도 다녔지만 취업이 불가능했어요. 혼자서 이동이 힘들면 취업도 계속 못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어렵게 전동휠체어를 구했습니다. 그날을 잊을 수가 없어요. 무작정 나가서 영화관에 갔죠, 영화내용은 생각 안 나지만 얼마나 흥분하고 행복했는지 몰라요. 그때가 작년. 그러니까 26살이 되던 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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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전동휠체어만 생기면 모든 게 다 잘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김씨는 새로운 고민거리들과 만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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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다녀보니 곳곳에 장애물들이 많더라고요.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났어요. 그렇게 힘들게 다니면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다른 장애인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우연히 다큐멘터리를 찍을 수 있는 방법도 배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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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혼자 외출하게 되면서 본 것은 단순한 세상풍경이 아니었다. 비슷한 처지의 장애인 상당수가 아직도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것도 알게 됐고, 장애인들이 자기 권리를 찾기 위해 열심히 사회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도 그때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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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자신 장애인이면서도 제대로 깨닫지 못했던 장애인 문제를 다루기 위해 첫번째 다큐의 주제를 장애인 이동권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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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 손이 흔들려 카메라를 전동휠체어에 묶고 다녔다. 그렇게 해서 광명시 집에서 광화문에 있는 미디액트에 가서 편집수업을 듣는 과정, 영화관에 가서 편의시설을 조사하며 겪는 황당한 얘기들, 이동권 운동을 하는 장애인들과의 만남 등을 다큐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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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제가 외출을 하면서 세상에 눈뜨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죠. 집 밖으로 나가는 단순한 일이 비장애인에게는 ‘외출’이지만, 장애인에게는 아직 ‘탈출’과 같아요. 치밀한 계획과 모험이 필요하니까요. 신발을 신을 걱정을 해야 하고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에 있는 엘리베이터와 리프트를 계산해야 하고, 그러다가 비라도 내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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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씨에게는 또 하나 과제물이 남았다. <열린채널> 제작진측에서 그의 작품 끝에 이동권 관련 법률이 제정됐다는 자막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설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김씨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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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권 관련 법률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든 게 아니에요. 전 제 자신에게 전동휠체어가 갖는 의미와 제가 장애인문제에 대해 깨닫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방송불가 판정이 나오더라도 자막은 절대로 못 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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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또 다른 작품을 구상중이다. 역시 장애인 얘기지만 카메라의 초점은 자기와는 다른 ‘장애’로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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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휠체어와 카메라로 세상을 알아가는 김주영 씨의 모습이 더 없이 즐거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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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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