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의 눈]TV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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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의 눈]TV에 가보니
  • 지웅 CBS TV본부
  • 승인 2005.11.3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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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tv본부로 부서를 옮겼다. 라디오 pd로 방송 일을 시작한 지 1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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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지난 15년 동안 적어도 라디오 안에서는 상당히 다양한 경험을 해왔던 것 같다. 표준fm쪽에서는 시사프로그램과 정보, 경제프로그램 등을 해봤고 특집팀에서 일을 한 적도 있다. 음악fm에서는 올드팝과 재즈, 영화음악 외에도 클래식과 아침 매거진프로그램까지 제작했다. 돌아다니다 보니 웬만한 음악 장르는 거의 다 맛은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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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로서 일했던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음악fm과 표준fm 양쪽 모두에서 일을 해봤다는 것도 독특한 경험이었다. 편성 실무를 제외하고는 pd로서 그리고 데스크로서, 라디오의 거의 모든 방면에서 잠깐씩이나마 일을 해본 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15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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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tv 일은 하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잘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어쩌면 별 관심이 없었다고 말하는 편이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텔레비전은 원래 잘 안 보는 편이기도 했다. 평일이든 주말이든, 텔레비전을 내 손으로 켜는 일은 거의 없었으니. 물론 그런 거야 아무 상관없다고 말할 수도 있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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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옮기는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라디오 pd 하려고 (cbs에) 들어왔다”고 멋지게 말하곤 했지만 사실은 잘 모르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던 게 아닐까 싶다. 내가 아는 거라고는 tv가 라디오와는 또 다른, 전혀 새로운 세계라는 것 정도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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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무 준비가 안된 상태로 tv에 왔다. 텔레비전 20여 대가 주욱 늘어선 tv본부 사무실에 처음 출근해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내 몫이 된 tv 모니터를 켜는 일이었다. 라디오 일을 할 때는 출근하자마자 라디오를 켰고, tv 일을 할 때는 tv를 켠다. 간단하다. 하지만 간단한 건 거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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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와 관련된 경력이라고는 핸디캠으로 홈 비디오 몇 번 찍어본 게 전부인 사람이 tv본부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pd150 한 번 만져본 적도 없고 편집기는 가까이서 보는 것도 처음이다. 부조에는 들어가 본 적도 없다. 넌 리니어(non linear)가 뭔지 ‘종편’이 뭔지 o.s.가 어떤 샷인지 모른다. 미니 dv60과 dv64, dv124 등등, 이 동네엔 왜 이렇게 테이프 종류도 많은지. 그렇게 tv본부 생활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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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밤을 낮 삼아 고군분투, 편견과 무지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텔레비전의 세계에서 일가를 이룬 사나이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사실은 여전히 애면글면 고전하고 있는 중이다. 두어달 만에 맥락이 시원하게 뚫릴 만큼 텔레비전이 만만한 대상도 아니고 단번에 업무를 장악할 깜냥도 안 되니 부지런히 산업화 시대의 투지로 들여다보고 배우고 익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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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의 건방진 생각은 데스크로서 tv 일을 하는 것이 라디오 일을 할 때와 뭐 그리 큰 차이가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한 70~80퍼센트는 라디오 데스크와 같은 성격의 일이 아닐까, 그러니까 20~30퍼센트 정도만 찬찬히 배우면 되는 게 아닐까, 그런 짐작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tv에 와서 제일 먼저 알게 된 것은, 그 짐작이 틀렸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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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물을 파도 성공하기 힘든 이 무한경쟁의 시대에 매체를 바꿔서 일을 한다는 것은 사실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른다. 라디오에서의 경험이 tv 제작엔 어느 정도 유효한 것인지, 그것도 검증되기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확실한 건, pd라는 같은 이름의 직종을 가진 사람들이 지금, 라디오와 tv에서 각각 전혀 다른 일들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통으로 중요한 건 pd정신’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게 뭔지 정확히 알려면 좀 더 수련이 필요할 것 같다. tv 일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그 중요한 공통의 핵심이 잡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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