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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가 쓰는 대중음악 칼럼

System’s Failing
김우석< KBS 라디오2국 >
l승인1997.02.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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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지난 번에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대중음악은 생산자와 매개자 그리고 수용자라는 필수 구성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3자들은 서로에게 거의 대등한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새로운 음악을 탄생시키고 유행시킨 다음 매우 빠른 속도로 소멸시키기도 한다. 이 시스템은 시대가 변하고 시간이 갈수록 가속이 붙어서, 수많은 스타들을 순식간에 생산해 낸다. 게다가 노래와 음반이라는 개별적 아이템의 짧은 라이프 사이클로 인해서 대단히 많은 양의 상품이 대량 생산되고 소비됨에 따라, 시스템 자체의 사회적인 영향력과 경제적인 규모가 엄청나게 신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의 대중음악을 움직이고 있는 시스템은 매우 빠르게 회전하고 있는 거대한 바퀴에 비유할 수 있다(대중음악을 그야말로 무지향성인 대중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표출되는 복잡난해한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파악한다면, 어찌 이렇게 단순하게 도식화 시켜 표현할 수 있으리오만은, 아무리 복잡한 사회 현상에 대해서도 그것을 최대한 명료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인식의 틀은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비록 많은 미흡함이 느껴지더라도,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흐름을 생산자, 매개자, 수용자가 만드는 아주 거대하고, 결속력 강한 순환서클로 규정해 보기로 하자).이 순환서클 안에는 유사한 작품 경향을 보이면서 원활하게 흐름을 주도하는 부류의 음악들이 있기 마련인데, 이것을 편의상 메인스트림(mainstream) 또는 주류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순환계 안에서 상당히 정체되어 있거나, 아예 순환서클 안으로 편입조차 하지 못하는 종류의 음악도 있는데, 이것이 소위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 또는 비주류로 분류되는 음악이다(물론 이러한 이분법은 매우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서로간의 경계선도 모호하고, 장르구분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따라서 주류에도 여러가지 장르가 동시에 포함될 수 있으며, 반대로 같은 장르의 음악이라도 양쪽 모두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둔다).최근 5년간 우리나라에서 주류를 이루는 대중음악을 살펴보면 매우 재미있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10대 취향의 댄스음악이 거의 전부에 육박한다는 것인데, 서로 다른 개성과 가치관을 가진 개인들이나 소집합들을 포괄하는 대중의 음악취향이 이상하리만큼 뚜렷한 지향성을 갖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이것은 다름아닌 시스템의 문제이며, 대중음악 시스템의 주요 당사자들인 생산자, 매개자, 수용자의 관심이 집중적으로 획일화되어 있음을 의미한다.그러나 각 당사자들의 입장에는 저마다의 애로사항과 양해 사유가 있다. 직접화법으로 표현한다면, 아마도 다음과 같을 것이다.
|contsmark1|생산자 : “저희들도 대중음악의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일정한 자본을 투자해서 음반을 제작한 이상, 수익성에 대해서도 고려를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어떤 음악을 만들어야 방송을 타고, 팔릴 수 있는 지 뻔히 알면서, 그 길을 택하지 않고 모험을 하기는 어려운 일이지요.”
|contsmark2|매개자 중에서는 가장 영향력있는 공중파 음악방송 담당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필자 자신의 말일 수도 있다.
|contsmark3|매개자 :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음악을 소화하고 싶어도 일단 만들어지는 음악들이 대부분 비슷합니다. 그리고 사실 시청취율에 대한 압력도 무시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있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쪽으로 가야지요.”
|contsmark4|수용자의 입장은 조금 엇갈리는 경향이 있다. 현재 가장 큰 구매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는 10대 팬들은 문제의식을 느끼기는커녕 현재의 상황에 대부분 만족할 것이다. 중장년층의 말이다.
|contsmark5|수용자 : “너무 애들음악만 유행하니까 정작 저희같은 중장년층은 자기 취향의 음악을 찾아 들으려 해도 선택의 여지가 없는 편이었지요. 그러나 참 이상합디다. 애들음악도 자꾸 들으니까 점점 좋아지니 말입니다.”
|contsmark6|지면관계상 더 이상의 토론은 다음 회로 넘기자. 과연 무엇이 문제이고, 만약 문제가 있다면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야 할 지 사명감을 갖고 고민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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