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특파원 성과와 과제를 진단한다 4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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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특파원 성과와 과제를 진단한다 4 - 에필로그
PD특파원제도는 방송사 경영철학과 직결
경제논리 앞세운 무조건 폐지 안될 말
  • 승인 1998.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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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연재순서 1. PD특파원 성과와 과제를 진단한다 1 - KBS2. PD특파원 성과와 과제를 진단한다 2 - MBC3. PD특파원 성과와 과제를 진단한다 3 - PD특파원 활용을 위한 제언 4. PD특파원 성과와 과제를 진단한다 4 - 에필로그 본보에서 시리즈로 기획한 ‘PD특파원, 성과와 과제를 진단한다’는 지금까지 모두 3회에 걸쳐 연재된 바 있다. 이 시리즈는 먼저 현재 PD특파원을 운용하고 있는 KBS, MBC의 실태를 점검하였고 이어서 서강대 최창섭 교수를 통해 PD특파원에 관한 전반적인 분석을 실시하였다. 지난 호에서는 다른 기사가 폭주해 NHK 서울 주재 PD특파원인 카토 나오야 씨를 인터뷰한 것으로 대체하였는데 이번 호에서는 일단 이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PD특파원의 필요성과 지금까지의 성과에 관해서는 이번 기획을 통해 잘 확인됐다고 하겠다. 기동성과 현장감 있는 프로그램의 제작은 기본이고 통신원, 정보원, 시장조사에다 현지 코디네이터 역할까지 수행하는 등 일인다역의 활약상은 PD특파원이 이제는 막연한 존재가 아니라 실질적인 방송의 장에서 한몫 단단히 하는 위상에 올랐음을 여실히 보여준다.KBS의 경우 이미 3기에 접어들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안정적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실제로 TV, 라디오 등 모든 제작 부서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여러모로 특파원을 십분 활용하고 있으며 <세계는 지금>을 필두로 한 PD특파원의 성과는 더 이상의 설명을 필요치 않고 있다. 아마도 이 추세대로라면 KBS는 연년세세 성과가 축적되면서 장차는 기존 PD특파원들의 숙원인 파견지역 확대도 이루어질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전망도 가능해 보인다.MBC의 경우는 어떨까. 기획연재에서 파악된 것처럼 MBC도 나름대로 특파원을 활용하고 있다. 별도 고정 편성된 프로그램은 아직 없지만 , <다큐스페셜>, <사랑의 스튜디오>, <생방송 화제집중> 등의 정규 프로그램과 여러 편의 IMF 특집에서 나타난 순발력과 기동성은 MBC제작 프로그램의 해외 적응력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파리 특파원이 만든 <프랑스를 움직이는 그랑제꼴>은 방송위원회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상까지 받으면서 성가를 한층 높였다. 그러나 MBC는 PD특파원이 2명밖에 없어 소위 규모의 경제학을 극대화시킬 수 없었고 파견지역 확대를 논의해 보기도 전에 IMF 사태가 터져 특파원제도의 존재의의를 부각시키는데 애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일찍이 우리 방송계에 PD특파원의 필요성을 이론화하고 제안한 바 있는 최창섭 교수는 이번의 ‘진단’ 시리즈에 필자로 참가해, “프로그램 직접 제작뿐만 아니라 현지의 방송동향, 편성의 흐름과 같은 방송관련 정보는 물론이고 해당지역의 정보를 기동성있게 취합”하는 PD특파원의 역할을 다시금 높이 평가했다. 최창섭 교수는 일부 방송사의 일각에서 나타나고 있는 경제논리에 입각한 PD특파원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고려한듯 “오늘날의 세계 정세하에서 방송은 단순히 정보를 유통시킨다는 차원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타국의 문화적 침투로부터 자국문화의 동질성을 유지, 보존해야 한다”고 말하고 그런 점에서 IMF 이후 한국의 방송은 “세계 시장에서 뉴스보다는 프로그램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지적해 PD특파원의 효용을 다른 각도에서 설명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IMF사태에도 불구하고 PD특파원의 당위성은 충분하다는 것. 그는 또 “당장 두드러진 효과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예산을 감축하거나 폐지하는 것은 방송의 미래에서 큰 손실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떻든 앞으로 PD특파원의 행보는 각 방송사의 경영철학에 달려 있게 되었다. 과감한 결단으로 적시에 네트워크를 이루어 투자 이상의 효과를 보는 방송사와 주저끝에 미온적으로 만들었다가 시기를 놓치고서는 그나마의 효용성도 얻지 못하는 방송사… 두 가지 상반된 경우를 목도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와 있는 셈이다. 특히 MBC의 경우 특파원 제도가 제대로 자리잡으려면 파견지역의 확대가 필수적이나 오히려 기존 특파원의 존치조차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현재의 LA, 파리 특파원의 임기가 내년 3월에 끝나는지라 지금쯤이면 차기 특파원에 대한 선정작업이 시작될 법도 하건만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다만 최근 특파원 소속국인 MBC 교양제작국의 예산 편성작업이 끝났는데 일단 내년에도 PD특파원제가 계속되는 것으로 예산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정길화 PD연합회장(MBC PD협회장 겸직)은 이와 관련해 “방송사가 경영 차원에서 PD특파원 문제를 재검토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PD특파원의 비용과 효과를 단순히 계산기를 두드리는 식이 아닌 장기적 투자의 측면 나아가 방송의 미래지향적 측면 또는 프로듀서들의 사기진작에 관한 측면 등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어떤 경우든 반드시 공식적인 논의구조를 통해 공론화시켜야지 힘의 논리가 개입되거나 밀실 논의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는 입장을 언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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