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smark2|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드라마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contsmark3| kbs <안녕하세요 하느님>이 지난 1월 9일 문을 열었다. 다니엘 키스의 <아르제논에게 꽃다발을>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iq 68의 청년이 뇌수술로 천재가 된다는 기둥줄거리를 한국식으로 재해석했다. 원작의 쥐가 사라지고 3각관계가 부각됐다. 현재는 하루가 수술성공으로 유명인이 된 단계다. |contsmark4| 출발부터 기존드라마와 차이를 보여 왔다. 유건, 김옥빈, 이종혁 등 주인공이 신인들로만 구성됐다. 조연들도 그리 낯익은 얼굴들은 아니다. 재벌도 없고 신데렐라도 없다. 스토리로만 시청자들의 눈을 잡고 있다. |contsmark5| 멜로의 형식을 차용했지만 성장드라마에 가깝다. 9부 ‘사실, 우리는 모두가 서툴다’를 보자. 동재(이종혁 분)는 은혜(김옥빈 분)에게 마음을 고백한 후 적극적으로 행동한다. 대표적인 장면은 허락 없이 친구모임에 데려가는 장면이다. 어김없이 가기 전에 은혜에게 정숙해 보이는 옷을 사준다. 뻔한 장면이라고 생각하던 찰나 제작진의 의도를 파악하게 된다. 동재는 상처가 두려워 안전거리를 확보해 왔다. 그것은 마음을 표현하는데 서툴러서였다. 동재 또한 뛰어난 의사지만 안쓰러운 인간에 불과했다. |contsmark6| |contsmark7| 하루의 사랑도 그랬다. 성장단계마다 변화하는 사랑의 종류를 보여준다. 호칭도 ‘은혜선생님’에서 ‘은혜야’로 변한다.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해 무작정 달리기도 했다. 어느 날은 은혜에게 입 맞추고 싶은 생각만 들어 당혹했다.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소유하지 않고 더 좋은 남자가 되려고 애쓰기도 한다. |contsmark8| 인물이나 공간도 예사롭지 않다. 마이너리티의 집합소다. 하루(유건 분)는 정신지체인이었다가 천재가 된다. 두 인생모두 일반적이지 못한 삶이다. 은혜는 전과자고 동재도 엄마 없이 외롭게 자랐다. |contsmark9| 심지어 표사장도 은혜를 몰래 돕고 있어 사채업자계에서는 소수자로 보인다. 하루가 살고 있는 하늘정문학교 교장집이 하이라이트다. 오갈 때 없는 모든 착하고 외로운 이들이 모여 산다. 마치 천국 같다. |contsmark10| 영화 <말아톤>이나 드라마 <부모님 전상서>와도 다른 색이다. 발달장애인이 등장하는 드라마는 주인공보다는 주변 관계에 집중해 왔다. 모성애를 부각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안녕하세요…>는 발달장애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contsmark11| 자신을 마음대로 통제하려는 동재에게 “수술 전에도 나는 인간이었다"며 가슴속에 담았던 말을 다 한다. 이는 원작을 충실히 반영한 부분이다. 원작은 주인공이 수술 후 과거 자신을 바보라고 괴롭혔던 인간들의 기억까지 떠올라 괴로워한다. 주변사람들이 천재가 된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바뀐 것에서도 충격을 받는다. |contsmark12| 11부에 이런 고민들이 담길 것이 예고됐다. 이제 하루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차례다. 수술의 부작용으로 천재에서 다시 정신지체인이 된다. 어떤 삶이 더 행복했을까. |contsmark13| <안녕하세요…>는 현대인의 죄의식을 자극한다. 하루를 이해하는 척 했지만 세상은 그를 정신지체인이라는 틀에만 묶어뒀다. 먼저 하루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한다. 우리는 오만했다. 황지희 기자 |contsmark14| |contsmark15| |contsmark16| 원작은 ‘아르제논에게 꽃다발을’ |contsmark17| |contsmark18| 미국작가 다니엘 키스가 쓴 소설 ‘flowers for algernon’은 한국에서는 ‘빵가게 찰리의 행복하고도 슬픈 날들’로 번역되어 나와 있다. 뉴욕 빈민거리에 사는 빵가게 점원 찰리 고든은 32살의 정신지체인이었다. 어느 날 수술을 받고 자기보다 먼저 실험대상이 됐던 천재 쥐 앨저넌과 경쟁하게 된다. 그러나 앨저넌에게 일어나는 퇴행현상을 발견하고 자신의 몸에서도 같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게 되는데…. |contsmark19| 일본 후지tv 등 여러 국가에서 드라마화됐다. 국내에서는 ‘바보 신동섭’ ‘철수이야기’ ‘미스터 마우스’ 등의 연극으로도 각색됐다. |contsmark20| |contsmark21| |contsmark22| 화제의 피디 / 지영수 |contsmark23| |contsmark24| “행복이 무엇인지 찾고 싶었다” |contsmark25| |contsmark26| - 기획의도가 무엇인가. |contsmark27| “단순하다. 지난해 만든 <오! 필승 봉순영>도 남자 신데렐라 이야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얘기는 돈이 많다고 해서 정말 행복하냐는 질문이었다. 행복이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 한국 사회는 지능을 좋아하지 않는가.” |contsmark28| - 취재를 충실히 한 것 같다. |contsmark29| “준비 기간이 길었다. 작가와 함께 정신지체인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데 아무리 취재를 많이 해도 잘 모르겠더라. 섣불리 안다고 말하고, 다르다고 불쌍히 여겨서는 안된다는 걸 깨달았다. 문제는 우리가 철학적으로 많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작가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동화하고 있는지를 고민했다.” |contsmark30| - 상징적인 이름들이 많다. |contsmark31| “2006년 1월의 하루하루가 소중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다. 하루가 (천재가 된 후 )사랑을 하며 사는 날들이 중요하다는 의미도 있다. ‘하늘학교’는 하늘로 가는 정문이라는 뜻이다.” |contsmark32| - 시청자들의 반응은? |contsmark33| “10~12%를 유지하고 있다. 신인들로만 기용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조금 서운하기도 하지만 괜찮다. 내가 이 드라마를 제대로 못 만들어서 시청자들에게 미안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절대 부끄럽지는 않은 드라마다.” |contsmark34| - 결말은 어떤가? |contsmark35| “하루가 다시 원래로 돌아간다. 이런 대사가 나온다. ‘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바보 일 때도 알았고 지금도 알았다’는 말이다. 하루가 반응하는 방식이 서툴렀다고 해서 그런 감정조차 없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시청자가 이 의미를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contsmark36| |contsmark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