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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퀴즈쇼 … 현대인의 불안심리 반영
정통퀴즈 형식에서 탈피 … 오락·정보성 강화

|contsmark0|kbs 어린이드라마 <641가족>은 열 한살에 대학에 입학한 천재 딸이 있는 가족의 이야기다. 이는 누구나 한번쯤 꿨을 꿈이다. 자신이 천재라면 어떤 삶을 살아갈지 궁금하다. 그것이 아니라면 아들, 딸이 천재가 되길 바래본다. 이 드라마는 그런 상상을 충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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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이기도 하다. kbs <인간극장>은 지난해 ‘유근이는 천재 수업 중’편에서 8살 천재 송유근 군의 다큐멘터리를 내보냈다.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오가는 유근이의 하루는 안쓰러우면서도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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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후 송 군은 대학에 진학했고 전국에는 천재 열풍이 풀었다. 미디어는 송유근 군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았다. 서울 강남에는 조기영재학원이 유행했고 영재에 관한 책들은 쏟아졌다. 방학을 맞아 머리가 좋아지는 전시회까지 열렸다. 이쯤에서는 궁금해진다. 우리는 왜 천재가 되고 싶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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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지능은 그 사람의 능력을 의미하고 이는 행복을 보장하는 카드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낮은 지능을 가진 사람은 무능한 인간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불행한 인생을 살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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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인간들은 자신이 천재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순간 경계를 분명히 한다. 여기에도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적능력을 강화하고 지능이 낮은 자 혹은 정보가 부족한 자를 한쪽 구석으로 몰고 있다. kbs <안녕하세요 하느님>은 인간의 이런 본능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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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tv는 이런 심리를 부추긴다. 현재처럼 살지 말고 더 좋은 머리로 살라고 권한다. 교양프로그램은 지능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광고는 지능발달을 촉진시키는 상품을 소개한다. 혹은 퀴즈프로그램으로 시청자의 뇌를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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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은 오락프로그램으로 확장되고 있다. 순수오락 프로그램조차 그냥 웃고 넘어가기 불편해진 모양이다.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상상원정대’코너는 연예인들이 놀이기구를 타는 오락물을 굳이 과학정보프로그램처럼 포장하려고 했고, <강력추천 토요일>은 끝말잇기 놀이가 머리가 좋아지는 게임이라고 시청자를 안심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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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프로그램도 늘어났다. kbs <퀴즈대한민국>, <상상플러스> ‘올드앤뉴’, <스타골든벨>,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전원정답 참 잘했어요’ 등이다. kbs <도전골든벨>은 청소년이 참여하는 장수 퀴즈프로그램이다. 이밖에 kbs <해피투게더- 프렌즈>, <비타민>, <스펀지>도 정보와 오락을 추구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퀴즈 형태로 정보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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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은 교양이나 오락프로그램만의 현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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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재단 유선영 연구위원은 지난달 열린 ‘시청자 멜로에 지치다’ 토론회에서 “시청자들이 지적자극을 주는 드라마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졌다. 이는 정보가 늘어난 현대사회에서 일반인들이 이를 과시하고 싶은 욕구와 사회가 점차 불안해지면서 정보를 채우고 싶은 욕구가 강해졌기 때문이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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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서 대구가톨릭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과거와 비교해 정보의 의미가 달라졌다. 예전에는 정보를 고전을 얼마나 파악하고 있냐로 따졌지만, 현대에 와서는 새로운 기술을 의미하고 분야도 잡다해졌다. 변화된 사회에 대응하려는 시청자들의 욕구가 퀴즈프로그램을 좋아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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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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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프로그램의 불안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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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프로그램에 미묘한 변화들이 감지된다. 일반인 참가자들은 자신이 쌓은 노력보다 ‘운’에 매달리고, 1등이라는 명예보다는 상금에 목적을 둔다. 연예인이 참가하는 퀴즈프로는 본연의 색보다는 오락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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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우리말 겨루기>나 <도전골든벨>은 정통적인 형식으로 분류된다. 과거 인기를 누렸던 mbc <장학퀴즈>와 유사한 형식이다. 문제를 내고 맞히는 과정에 중심을 두고 누가 1등으로 선발될지에 초점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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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인 형식의 프로그램들은 현대에 와서 가치가 떨어지기 쉬워졌다. 인터넷의 발달로 어디서나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미도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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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변형된 퀴즈프로그램은 행운에 따라 참여자의 얼굴색이 변했다. 몇 년 전 임성훈이 진행했던 mbc <퀴즈가 좋다>가 물꼬를 텄다. 전화찬스를 누구에게 어떻게 쓰냐에 따라 게임의 판도가 달라진다. 인터넷 찬스도 활용된다. 짧은 시간에 정답을 찾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실력보다는 운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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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승리자를 결정하는 방법도 달라졌다. 1등이 중요한 게 아니다. 누가 얼마를 버냐에 관심이 꼴린다. kbs 1tv <퀴즈 대한민국>은 이 달 초 처음으로 2주 연속 퀴즈영웅을 배출했다. 도전자는 마지막 관문에서 난이도에 따라 2~6천 만원까지 상금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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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자가 1등을 하는 순간부터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변신한다.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모험을 하냐, 지금까지 확보된 금액에 만족하고 물러서냐를 놓고 갈등하는 도전자의 모습은 훔쳐보는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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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경향은 연예인 출연의 강화다. 정통적인 퀴즈프로그램은 일반인이 출연해 경쟁을 벌였지만 최근에는 스타들이 출연해 퀴즈를 푼다. kbs <상상플러스> ‘올드앤뉴’, <스타골든벨>,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전원정답 참 잘했어요’ 등의 코너가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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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프로그램들은 퀴즈의 형식이지만 여타 프로그램과 큰 차이는 없다. mc나 출연자들도 매번 겹친다. 주로 신변잡지를 주고받고 본인이 참여한 영화나 음반을 홍보하거나 신변잡기를 주고받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황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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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드기’ 잡다 초가산간 태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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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스펀지>는 지난 11일 방송에서 소독용 알코올과 계피를 이용해 진드기 퇴치제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했다. 계피를 담근 소독용 알코올을 끓여 집먼지 진드기를 퇴치하는 ‘진드기 펑’을 만들 수 있다는 정보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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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음날 오후 방송을 보고 ‘진드기 펑’을 만들던 시청자들이 가열도중 알코올에 불이 붙어 화상을 입는 사고가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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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12일 “위험성이 있었음에도 경고 문구를 내보내지 않아 시청자에 대한 배려가 소홀했다”며 공식사과했다. 황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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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를 ‘발명왕’으로 둔갑시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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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천재 열풍을 불러온 송유근 군에 대한 언론의 지나친 관심은 송 군을 ‘발명왕’으로 둔갑시키는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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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지난해 10월 25일 송 군의 인하대 합격 소식을 1면과 13면에 크게 보도하면서 공기정화기를 시연하는 연합뉴스의 사진을 13면에 실었다. 사진설명으로 “자신의 발명품인 공기정화기를 시연하고 있다”고 달았다. 그러나 이틀 뒤인 27일 중앙일보는 송군의 아버지가 대규모 기자회견을 처음 하면서 엉겁결에 자기 아들이 발명한 것으로 부풀려 말했다는 정반대의 사실을 실었다. 당시 송 군은 자신의 대학 진학 이후 관심분야를 설명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공기청정기를 시연한 것에 불과했다. 과학기술부와 언론들의 과잉 관심이 이를 송 군의 발명품으로 둔갑시키는 무리수를 낳았다. 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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