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칼럼> 방송개혁을 누구의 손에 맡기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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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칼럼> 방송개혁을 누구의 손에 맡기는가!
  • 승인 1998.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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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최근 방송개혁을 둘러싸고 벌어진 상황을 간략히 정리해보자. 첫째 올해 안에 통과될 줄 알았던 통합방송법이 갑자기 새로 손을 더 봐야된다고 보류되었다. 둘째 그리고 더욱 개혁적인 내용의 방송법을 만들겠다고 개혁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셋째 이제 그 개혁위의 위원 구성이 드러났다.
|contsmark1|짧은 기간동안 일어난 방송가의 이 소용돌이는 매우 긴박했고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방송인들은 몇가지 점에 대해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먼저 통합방송법의 통과보류의 이유를 납득하기 어려웠다. 뉴미디어와 디지털방송의 도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지만 그것은 방송인들이 보기에는 전혀 시급히 준비해야할 과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입법을 해야할 중요한(!) 사안이지 몇 달안에 논의해서 졸속으로 입법할 성질의 문제가 아니었다.
|contsmark2|또 한가지는 지금까지 다듬어온 여당의 방송법안보다 더 개혁적인 법안을 만들겠다는 의지표명도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십리도 겨우 나갔는데 이십리를 가겠다니 뜻은 고맙지만 허언은 아닌지 절로 고개가 갸웃거려졌다.이제 개혁위의 인선을 보면서 그러한 우려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정말 누가 방송을 개혁하겠다는 것인지 방송인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인물들에 대한 개별적인 평가는 워낙 조심스러운 일이라 여기서 삼가겠지만 그 면면이 보수 일색인데는 아연하지 않을 수 없다. 개혁은 개혁적인 인사들이 맡아도 될까말까한데 지금까지 이 나라의 민주화에 기여한 바가 없는 인사들이 대부분이니 어떻게 납득이 되겠는가. 더구나 방송개혁을 부르짖고 뛰어다닌 많은 개혁적 인사들은 모두 어디로 가셨는지 알 수 없다. 더구나 방송현업인 출신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적어도 방송인들은 누가 방송을 잘 아는지, 또 누가 방송개혁을 논의하는데 적합한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하는 일이 ‘사람장사’인지라 학계, 종교계, 정계 등 사회 각 분야 인사들의 인물평가를 방송인들만큼 꿰뚫고 있는 부류도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인선에 대해 방송인들은 또 한번 냉소적이 되지 않을 수 없을 듯 하다. 모든 일에는 첫단추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방송개혁위원회 위원구성은 방송인들의 기대와는 분명 거리가 멀다. 김 대통령이 언급한 바, ‘보다 개혁적인 방송법안 마련’을 위한 인선치고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나아가 노사정위원회와 같은 성격의 기구가 되리라던 당초의 취지와는 더더욱 부합되지 않는다.방송인들은 정부여당의 이같은 일련의 작업을 지켜보면서 아마도 ‘방송 독립’이 결코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되내이고 있을지 모른다. 현 정권에 걸었던 기대가 좌절될 때 나타날 반응 또한 정말 상상하기조차 싫다.최근 정부여당의 방송에 대한 몇가지 조치들을 보면서 라퐁텐우화의 ‘늑대와 아기양’을 떠올리는 것은 조금 비약일까? 온갖 트집을 잡다가 끝내 늑대가 양을 잡아 먹는다는 내용인데, 나쁜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에겐 아무리 바른 소리를 해도 소용이 없다는 교훈을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있다. 부디 ‘늑대와 아기양’의 비유가 잘못이기를 빌어본다.|contsmar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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