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래 PD의 코미디 연출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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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래 PD의 코미디 연출론 4
웃음의 맥을 느낄 수 있게 하라 버라이어티 코미디 연출론
  • 승인 1998.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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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김웅래 kbs tv2국 제작위원
|contsmark1|● 글 싣는 순서1. 연재를 시작하며 2. 콩트 코미디 연출론3. 시트콤 연출론 4. 버라이어티 코미디 연출론5. 시사 코미디 연출론 6. 토크 코미디 연출론7. 결론
|contsmark2|1990년대에 들어와서 버라이어티 코미디가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연말연시 특집이거나 절기 특집으로 코미디언, 가수, 탤런트, 스포츠맨, 영화배우, 모델, 사회유명인사 등을 망라해서 청백전을 벌이던 것이 그 시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그 내용도 가수가 꾸미는 코미디 콩트, 코미디언이 꾸미는 모창대회를 비롯해서 재치 있는 말(言語) 게임, 그리고 움직임이 많은 오락적 게임 등이 선보였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욕구가 다양해지기 시작하면서 버라이어티 코미디 프로그램도 특집성에 머물지 않고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이런 흐름이 코미디프로에서뿐만이 아니라 쇼, 교양, 드라마 각 부문에서 ‘장르 파괴’ 내지 ‘장르 혼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장르의 혼합은 곧 연기자들의 혼합을 가져왔다. 즉 코미디언이나 개그맨이 아닌 연예인이 다수 코미디프로에 참여하게 되었다. 버라이어티 코미디프로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코미디언들의 집단 이기주의에 밀려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사실이다.전통적인(?) 코미디프로에 있어서는 재미난 상황의 대본만 있으면 거의 만족할 만한 프로를 제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버라이어티 코미디는 연출자에게 더 많은 재능을 요구한다. 실생활에서 보더라도 웃음은 드라마나 영화 같은 대사나 상황에만 있는 게 아니다. 쇼와 음악에 보면 역시 웃음이 많이 담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재미있는 프로, 웃기는 프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연예정보를 꿰고 있어야 한다. 어떤 소재라도 필요하고, 누구라도 필요한 것이다.
|contsmark3|버라이어티 코미디 pd는 평소 무엇에 관심을 갖고 있어야만 할까?1) 요즘 히트하고 있는 노래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물론 지금까지 나온 코믹성이 강한 노래들의 가사나 리듬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2) 요즘 잘 나가는 인기 연예인에 대해 특징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물론 그의 특기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3) 인기 있는 드라마를 열심히 봐야 한다. 그 주인공이 왜 인기가 있는지, 어느 상황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함량 있는 패러디 코미디도 할 수 있다.4) 요즘 잘 나가는 화제의 인물은 누군지, 그가 마술사일 수도 있고, 일반 주부일 수도 있다. 혹은 약사일 수도 있고, 짜장면 배달하는 청년일 수도 있다.5) pc통신도 가깝게 두고 생활해야 된다. 요즘 뭐가 통신에서 웃기는 얘긴지 알고 있어야 한다.6) 뉴스나 해외토픽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7) 무슨 책이 베스트셀러인지 알고 있어야 한다.8) 광고를 유심히 봐라.9) 전시회를 가거나 길거리 간판을 관심 있게 봐라.10) 장바닥에서 팥죽이라도 한 그릇 사먹으며 시장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보라.생각나는대로 몇 가지 예를 들었지만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매사에 관심을 갖고 본다면 우리 주위에 웃음의 소재는 듬뿍 쌓여 있다는 말이다.
|contsmark4|버라이어티 코미디의 형식은 그룹mc(집단 사회자)를 이용하는 쇼프로 형식에서 기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쇼프로에서 그 태생의 실마리를 찾는게 쉬울지 모른다. 청백전의 두명의 사회자에서 3∼4명으로 그 숫자가 늘어나며 쇼프로가 변형되어 나갔다. 코미디에서는 사회자가 없는 콩트 나열식이 보통이었다. 그룹mc의 쇼프로에서 진행자의 성격을 다양하게 섞어서 꾸며갔다. 그 이유는 노래 중심의 쇼에서 다양한 볼거리를 섞어 제작할 때 적절하게 mc들을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최근 쇼프로그램에서 노래 나열식의 프로는 한두개만 남고 모두 버라이어티 형식으로 바뀐 지 오래다. 더구나 최근엔 젊은 가수를 중심으로 개인적으로 뮤직 비디오를 제작해서 들고 나오기 때문에 노래만 계속 듣는다는 것은 무의미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버라이어티 쇼프로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은 두 프로그램의 유사성이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구태여 구분하자면, 야채 샐러드에 어떤 소스를 치느냐는 정도의 차이라고나 할까? 노래와 연주가 주가 되느냐, 아니면 재미와 웃음이 주가 되느냐는 차이다.가끔 코미디 pd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러면 나는 ‘유머 센스’를 키우라고 말한다.‘유머 센스’를 키우는 방법이 뭐냐고 질문을 받으면 나는 이런 예를 들곤 한다. 유명한 화가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매일 스케치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아주 작은 대상에서부터 복잡하고 힘든 대상까지 스케치를 매일 반복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에게 어떤 대상이 나타나더라도 자신 있게 그릴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마찬가지로 아주 짧은 조크라도 한가지씩 매일 읽거나 혹은 외워서 제목이라도 메모를 해두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그렇게 매일 한가지씩 읽고 외우고 하다보면 갖가지 소재의 웃음거리들을 한번씩은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뭐가 새로운 웃음거리고 어떤 것이 과거부터 있어오던 웃음이었는지 알게 된다. 그러다 보면 우리에게 유머에 대한 센스가 자신도 모르게 생기는 것이다. 우리가 가끔 친구들을 만났을 때 상대방이 아주 재미있는 조크라고 들려줄 때가 있다. 그런 경우 평소에 유머에 관심을 갖지 않은 사람들은 그게 새로운 소재인지 10년 전부터 닳고닳은 소재인지 알 수가 없다. 누구나 다 아는 소재여서 이젠 시들해진 약효를 갖고 있는 것도 모르고, 처음 듣는 재미있는 조크라고 감격해 전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적어도 웃음에 대해서 전문가가 되지는 않을지라도 유머에 대한 센스를 지니기 위해서는 많은 유머를 관심 있게 매일 학습(?)하는 일이 필요하다.
|contsmark5|버라이어티 코미디프로야말로 오랜 준비가 필요하다. 주간 프로라 할지라도 지난주와 100% 바뀐 내용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잡다한 것 중에서 소재를 택해야 되기 때문에 더 세심한 구성이 필요하다. 샌드위치를 만들 때 여러 겹의 재료와 양념을 어떤 순서로 배열해 넣어야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은 샌드위치가 되느냐 하는 것처럼, 프로그램을 만들 때도 소재를 어떤 순서로 배열해 어떤 웃음을 유발시키느냐 하는 계산이 곧 pd의 능력인 것이다. 신선한 샌드위치가 맛이 있듯이, 신선한 웃음이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시청자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연기자군(群)도 코미디언 일색이 아니라 엔터테이너 전반에 걸친 너른 출연자를 확보해서 캐스팅하는 것이 필요하다.작가군도 코미디 작가 일색이 아니라 그중 누군가는 쇼 구성 능력이 있는 작가를 참여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버라이어티 코미디프로에서 가장 중요한 컨셉은 “다양성 중에서 통일성이 요구되고, 통일적인 주제에서의 다양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때문에 버라이어티 코미디 프로는 ‘커다란 웃음의 맥을 느낄 수 있게’ 연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contsmark6|e-mail : kimpd@comedybank.com 유니텔id : 스마일pd천리안id : smail0 하이텔id : ipco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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