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형곤을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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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형곤을 추억하며
시사풍자 코미디를 허(許)하라!
  • 관리자
  • 승인 2006.03.1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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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탱자 가라사대” 1989년 11월 방송분 주제가 특권이었는데 한 팀인 조문식, 김용, 하상훈, 이성미, 오재미 등을 통해 특권을 가진 자를 조롱했다. 지금도 들어보면 총리의 부적절한 골프 행태에 관해서도 그대로 대입시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앞서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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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너에서는 매번 끝부분에 한문 숙어를 한 개씩 소개하며 선인들의 지혜 속에 숨겨져 있는 교훈을 빌어, 오늘날 부패한 권력자들과 벼락부자들을 유감없이 내려치는 지혜를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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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1988년 10월 방송분에선 덕배(회장 본명) 연구소 청문회는 그때 전두환 전대통령 세종연구소를 풍자했다. 당시 모르쇠로 일관했던 청문회를 비꼬아서 이름도 나이도 사는 곳도 다 “모릅니다”로 대답하는 비유는 촌철살인의 날카로운 위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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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조크 하나. 9·11 테러 때 아침 8시쯤 사건이 벌어졌는데 일찍 출근한 자들은 무너지는 건물 속에 깔렸지만 전날 늦게 술 먹고 출근이 늦었거나 게을러서 지각한 사람들은 모두 살았다고 역설적으로 “세상을 너무 바쁘게 살아가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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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본인은 너무 바쁘게 할 일을 한꺼번에 하고 있었다. 그도 맨하탄에 살았었다면, 분명 그날 그 쌍둥이 빌딩에 아주 일찍 출근한 샐러리맨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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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한마디로 표현하지면 첫째 풍자 코미디를 개척한 연기자, 둘째 지적인 코미디를 추구했던 연기자, 셋째 스탠드업 코미디의 달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마 김형곤 그는 여든까지 해야 할 일을 쉰 안에 다하려고 그렇게 열심히 웃기고 돈도 벌고 인기도 얻고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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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세상사를 비틀어 그들의 위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데 능했다. 오늘을 사는 국민들의 관심이 무엇인지 잘 간파했다. 조간신문의 화제가 무엇인지 저녁 9시 뉴스엔 무엇이 화제거리인지 잘 알았고 그걸 비틀어 꼬집어 풍자적 멘트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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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풍자란 돈 있는 자, 권력이 있는 자 자기보다 윗사람을 씹어야 맛이 나는 법이다. 그런데 김형곤은 어떻게 씹어야 서민들이 통쾌하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다. 김형곤은 교묘하게 은유와 비유를 써가며 상대방을 기분 나쁜지 않게 하면서도 조롱할 것은 다 조롱하며 상대를 약 올리며 웃기는 재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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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곤은 외인부대처럼 소외된 연기자들을 모아서 팀을 만들어 자기만의 코너로 성공시키는데 능했다. 소위 가방끈이 긴 연기자 중 한명이었다. 그는 신문을 샅샅이 훑어보는 버릇이 있다. 그곳에서 아이템을 찾으려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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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영화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대학로 게릴라 극장을 임대해서 리모델링하고 있었다. 대학로에 신연아트홀을 갖고 있는 나에게 조명 음향장치 및 의자를 어디서 얼마에 사왔는지, 어떤 인테리어 회사와 얼마에 계약했는지 꼼꼼하게 따졌다. 오히려 나보다 더 알뜰하게 돈을 아끼며 일을 진행시켜나가는 걸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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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우리 곁을 떠나자 모든 매스컴들은 시사풍자 코미디의 일인자라고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살아 있었을 때 정작 그들은 풍자코미디에 박수를 보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그들은 시사풍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간혹 비난을 보낸 자들이 아니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정작 그가 남기고 간 시사풍자 코미디가 설 수 있게 더 넓은 아량으로 풍자코미디 무대를 마련해 줘야 할 것이다. 이중적인 태도를 가진 매스컴이 아니라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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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 코미디에 많은 공헌을 했다. 아무도 시도하지 못했던 해외공연도 시도했다. 그러나 준비된 공연은 미완의 무대로 남겨두고 우리의 곁을 떠났지만, 하늘나라에서 못다한 공연을 먼저간 코미디선배 이주일과 동료 양종철 등과 함께 천상에서 더 성공적인 공연을 하길 바란다. 그 웃음과 박수 소리가 천국문과 담장을 넘어 지옥에 까지 들리도록 넘쳐나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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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웅 래 / 인덕대 방송연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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