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통신]일본도 ‘디지털 전환 딜레마’
상태바
[글로벌통신]일본도 ‘디지털 전환 딜레마’
  • 관리자
  • 승인 2006.03.16 14: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ontsmark0|

한국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지상파dmb가 시작돼 휴대전화나 pc, pda 등으로 tv를 시청하는 사람을 가끔 볼 수 있다. 언제 어디서든 간단히 시청할 수 있는 tv로, 이용자의 수는 계속해서 늘어 수도권에서만 지난달 말 이용자가 11만 명에 달했다. 덕분에 지상파dmb를 볼 수 있는 휴대전화가 폭발적인 매출을 보이고 있다.

지상파dmb는 이동하면서도 선명한 화상을 즐길 수 있는 한국의 독자적인 기술이다.
일본도 한국보다 한 발 늦은 오는 4월부터 동일한 서비스가 시작된다. 일본은 원세그라는 이름으로, 지상파 디지털tv방송의 휴대단말기용 서비스를 시작한다. 일본의 원세그도 일본 독자의 기술이다.

2003년 12월에 시작한 일본의 지상파디지털방송은 13세그멘트로 나눠져 있다. 그 가운데 12개 채널은 hd로, 4개 채널은 sd급으로 볼 수 있다. 휴대전화 등 이동수신 단말기에는 저화질저음질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1세그멘트에 4개 sd급 채널을 할당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원세그’라고 하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국의 지상파dmb와 일본의 원세그는 기본적인 기술의 차이는 있지만 시청료가 무료라는 큰 공통점이 있다. 세계에서 일본과 한국만 무료 서비스로 운영한다고 한다.
방송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정보를 전해야 한다. 즉 ‘정보격차’를 없애야만 하는 것이다. 빈부 차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방송을 즐길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 한국의 지상파dmb나 일본의 원세그는 이런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

한편 한국은 2010년을 ‘디지털 방송 전환완료 및 아날로그 방송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위원회는 최근의 보고서에서 2010년에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2010년의 보급률이 66~74%에 그칠 것이란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에서 4년 뒤 2010년 아날로그 방송을 중지할 경우 디지털tv를 구입하지 못한 30% 전후의 가정은 방송을 일절 못 보게 되는 최악의 사태가 생길 수 있다.

일본에서는 ‘아날로그 정파’의 목표는 한국보다 1년 늦은 2011년이다.
nhk방송문화연구소는 최근 시청자의 현실을 상세히 분석한 결과 고령자나 저소득층 등 일부의 시청자에게 있어서 지상파 디지털은 멀기만 한 존재였다. 일본도 2011년 아날로그 정파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다.

한국의 dmb와 일본의 원세그가 정보격차를 없앨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 시청자는 지금 집에 있는 아날로그 tv를 언제 디지털로 바꿀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액정 tv가 좋을지, 플라즈마tv가 좋을지, 사이즈는 몇 인치가 좋을지, 돈은 얼마나 들며, 앞으로 가격이 얼마나 떨어질지 등의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시청자는 디지털tv라고 하는 고가품에 돈을 낼 타이밍을 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에게는 불과 몇 년 뒤 아날로그tv를 볼 수 없게 된다는 정보가 널리 알려져 있지도 않다.

최근에는 와이브로나 iptv 등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새로운 매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통신회사들이 만들어내는 이런 서비스에 시청자들이 미처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디지털화로 방송 서비스의 내용이 다양화되지만 넘칠 정도로 많아진 뉴 미디어 정보 속에서 시청자는 오히려 더 무관심해 질 수도 있다. 디지털tv의 보급에는 이 같은 시청자의 현실을 확실히 고려해야 한다.

방송의 디지털 전환은 정보로부터 소외된 계층을 구하겠다고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 새롭게 정보에서 소외되는 계층을 낳을 가능성도 있다. 신중히 추진하지 않으면, 되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빠질지도 모른다.

미나기 히로야쓰
nhk pd특파원
|contsmark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