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겹쳐보기] 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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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겹쳐보기] 의 덫
  • 관리자
  • 승인 2006.04.0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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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사랑하는 남녀사이에 생긴 아이는 하늘이 준 축복이다. 미혼이라면 결혼으로 가는 디딤돌이 된다. 그러나 둘 중 하나라도 결혼이나 출산을 원하지 않는다면 아이가 인생의 걸림돌이 되고 만다. mbc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와 sbs <사랑과 야망>은 혼전임신을 놓고 벌어지는 다양한 갈등들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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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못 말려>는 정말 못 말리는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사랑 이야기다. 은민(이영아 분)과 태경(홍경민 분)은 임신을 무기로 어른들을 설득해 어린부부가 됐다. 결국 가짜임신이라는 걸 알았지만 이제 와서 그들을 떼놓을 수도 없다. 드라마는 여고생의 혼전임신이라는 선정적인 소재를 이런 장치로 교묘하게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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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진짜 ‘혼전임신’이 등장했다. 은민의 언니 은주(최정윤 분)는 동거하던 영민(최규환 분)의 아이를 가졌다. 은주는 고민에 빠졌다. 영민을 사랑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이를 가질 계획은 없다. 더구나 은주는 시나리오 작가다. 아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꿈을 실천하기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안다. 시간이 흘러 모진 마음을 먹고 있다가 영민에게 들켰다. 여기서 영민은 은주의 마음을 후벼 판다. 공자님 소리다. “은주 니가 생명을 없앨 수 있는 여자인줄 몰랐다”고 크게 화를 냈다. 결국 영민은 수술대 위에 올라간 은주를 끌고 나와 장모 앞으로 결혼을 허락 받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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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사랑과 야망>도 혼전임신으로 사랑이 엇갈린다. 1960년대의 이야기다. 태수(이훈 분)은 오랜 방황 끝에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자 은환(이민영 분)과 결혼을 결심하고 어머니(정애리)의 허락을 받으러 왔다. 그런데 그날 오래전부터 태수를 따라다니던 정자(추상미 분)가 아이를 업고 나타났다. 며칠 밤을 함께 보냈을 뿐인데 임신을 했단다. 태수 입장에서는 환장할 노릇이다. 밤새 술을 마시며 고민했지만 결론은 이미 나와 있다. 은환과 이별하기로 했다. 헤어지던 날 태수는 은환에게 마음에도 없는 말을 풀어놓는다. “(나는) 애랑 마누라 데리고 창경원도 가고 극장도 가고 엎어져 낄낄거리며 살겠다.” 그러나 둘 다 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끌어안고 눈물을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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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착한사람, 나쁜 사람 따로 없고 행복한 사람, 불쌍한 사람 따로 없다. 태경은 보기에 따라 이기적이다. 사랑하는 여자의 앞날을 생각하지 않고 거짓임신을 동원해 목표를 달성했다. 은민의 지금은 행복해보이지만 인생의 많은 기회들을 꺾어 버린듯해 아쉽다. 은주도 이기적이라 비난하기 어렵다. 누구든 갈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민의 감상적인 태도도 일면 무책임해 보인다. 정자도 알고 보면 불쌍하다. 껍데기만 남은 사람과의 결혼생활이 순탄할리 없다. 무엇보다 두 아이들은 죄가 없다. 축복받지 못하고 태어나게 만들어 미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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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이런 순간이 올 수 있다. 완벽한 피임은 없으니 아예 성관계를 맺지 말자는 운동을 펼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차피 임신은 결혼과 상관없이 둘 사이에 예고 없이 찾아온다. 결국 선택에 관한 이야기다. 드라마의 결론은 비슷하다. 결혼해서 아이를 책임진다. 대신 그 과정의 갈등을 시대에 맞게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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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브라운관 밖으로 나와 보자. 내가 은주라면, 태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황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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