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겹쳐보기] 진짜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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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sbs <생활의 달인> vs 책 <미쳐야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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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을 줄 아는 용기가 있고 그것을 즐긴다. sbs <생활의 달인>과 책 <미쳐야 미친다>는 정열적으로 살아가는 영웅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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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생활의 달인>(월 저녁 7시5분~8시)는 매주 시청자들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냉면의 달인 김영삼 씨가 계란 수십 개를 위로 던졌다가 받아 손바닥으로 살살 문지르니 껍질이 모두 벗겨졌고, 이훈, 이재형 형제는 도넛 6개를 2초 만에 만들었다. 그뿐인가 삽겹살의 달인, 보쌈의 달인, 철판요리의 달인, 민속놀이의 달인, 과일 모양내기의 달인 등이 등장해 자신의 기술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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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보여주는 기술은 감동을 주기에 예술로 느껴진다. 처음에는 재주에 놀라고 두 번째는 경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에 더 놀란다. 대부분의 출연자들은 “한 분야에 오래 몸 담다보니 저절로 터득했다”고 겸손하게 말한다. 하지만 그 일을 하는 모두가 그런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누구보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자긍심을 가지고 있었고, 언제나 최선을 다해왔다. 서민이나 노동자로 간단하게 분류되어온 이들은 <생활의 달인>을 통해 가치를 인정받고 영웅으로 재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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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정민 지음. 푸른역사>는 열정과 광기에 관한 이야기다. 불광불급(不狂不及). 즉 저자는 조상들의 사례를 통해 어딘가에 미치지 않으면 어떤 목표까지 미치지 못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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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의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생존 당시 당대의 마이너리티에 속했다. 이들 중에는 정약전처럼 바다에 미쳐 <현산어보>을 남기거나, 이옥처럼 담배를 너무 좋아해 담배에 관한 기록들을 모은 <연경>을 엮은이도 있다. 그러나 책은 결과물로 인물들을 평가하려들지 않는다. 오히려 세상의 천대와 멸시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걸어온 이들의 노력과 열정에 주목한다. 김득신이 <백이전>을 1억1만3천 번, <노자전>을 2만 번, <장군묘갈명>을 1만3천 번 읽은 이야기는 ‘미치기’위해 ‘미친짓’을 한 대표적인 사례다. 저자는 사례를 통해 최선을 다하는 자들을 비정상이라고 비웃는 현대인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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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현대로 돌아오자. 달인은 학문이나 기예의 어떤 분야에 통달한 사람이나 널리 사물의 이치에 정통한 사람을 말한다. <생활의 달인>의 출연자들에게는 분야는 달랐지만 통하는 삶의 방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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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생활의 달인>은 국회의원이나 교수와 같은 사회고위층에는 왜 자신의 일에 미쳐서‘달인’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 없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소관업무에 통달한 국회의원 만나기 힘들고, 대학에서 학문에 미쳐있는 교수 만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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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층에는 절박함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들을 보면 일반적으로 피부색에 따라 한국말을 배우는 속도가 다르다. 소위 ‘외국인 노동자’라고 분류되는 구리빛 피부를 가진 이들이 가장 빠르다. 그들에게는 한국말에 생존이 걸려있다. 대신 백인 남성들에게 한국사회는 너무나 관대해 한국말이 절실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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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기준을 달리 본다면 진짜 영웅이자 사회의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아야 할 이들은 누구인지를 따져볼 시기가 왔다. 그리고 이른바 먹물층에도 봄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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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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