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라인과 잔근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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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여걸식스’ vs MBC ‘차승원의 헬스클럽’

‘섹시하다’의 의미가 재평가되고 있다. 천박하다거나 야하다는 표현과 구분 없이 남발해 온 이 단어는 이제야 자리를 찾고 있다. kbs <해피선데이> ‘여걸식스’와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차승원의 헬스클럽’은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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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해피선데이> ‘여걸식스’(일 오후 5시55분)의 재미는 성역할 바꾸기에 있다. 여성들이 주인을 맡자 잘생기고 섹시한 남자를 초대해 그들에게 대놓고 환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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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는 ‘여걸파이브’다. 주인들의 역할이 명확했다. 이경실이 특유의 카리스마로 무게중심을 잡았다. 조혜련은 매번 게스트에게 적극적인 애정공세를 펼쳤다. 때론 성희롱으로 보일 수 있었으나 아줌마의 주책이나 코미디언의 연기처럼 여겨졌다. 정선희는 꽃미남 연예인들의 부담 없는 누나역과 맡아 떨어졌다. 옥주현은 다이어트의 성공으로 몰라보게 예뻐진 외모를 부각시켜 주목을 끌었다. 카메라는 옥주현의 미끈한 다리를 놓치지 않았다. 강수정은 아나운서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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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걸식스도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이경실이 빠지고 최여진, 현영, 이혜영을 추가하니 느낌이 달라졌다. 섹시한 젊은 남녀 연예인들의 짝짓기 경쟁을 구경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초대한 남자들을 차지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다. 조혜련은 이 경쟁에서 항상 불리한 입장이다. 젊지도 않고, 섹시하지도 않다. 꽃미남은 대체로 s라인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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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요일 일요일밤에> ‘차승원의 헬스클럽’(일 오후 5시40분)은 차승원이 이윤석, 정형돈, 노홍철, 천명훈 등을 8주 동안 교육시켜 멋진 몸매로 변신시켜 준다는 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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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몸매를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웃음을 준다. 국민약골로 불리는 이윤석의 비쩍 마른 몸과 대표적 비만 코미디언 정형돈의 뚱뚱한 몸은 차승원과 비교될수록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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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들의 노력은 마치 ‘여걸식스’에 출연하기 전 단계의 과정을 보는듯하다. 근육을 위한 근육운동이다. 보기 좋은 몸을 만들기 위해 카메라 안팎에서 최선을 다했다. 결국 8주 동안 이윤석은 9.4kg이 늘었고 정형돈은 11kg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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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클럽’은 남성의 몸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출연자들은 하체운동으로 청바지를 맵시 있게 입고, 상체운동으로 늘어진 배와 가슴을 없애고자 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얻어 광고까지 찍은 ‘간고등어’ 코치만 봐도 알 수 있다. 잔근육이 섬세하게 발달한 그의 몸은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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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에게도 많은 정보를 줬다. 이제 여성들은 자신의 취향을 “어깨가 딱 벌어진 남자가 좋아”라고 개성없이 표현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배운 정보를 활용해 “나는 삼각근(어깨)과 광배근(등)이 발달한 남자들이 좋더라”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어쩌면 남자들의 고난을 예고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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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섹시하다’는 평가는 미디어에서 학습된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여성은 s라인, 남성은 잔근육이 대세다. 여기에서 멀어지는 몸은 조롱의 대상이 될 뿐이다. 성의 상품화는 남성과 여성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상기 시킨다. 이효리가 강사로 등장해 가슴을 커지게 하는 운동을 가르쳤다면 시청자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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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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