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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호/단국대 언론영상학부 교수

|contsmark0|황사가 봄날을 뒤덮는다. 중국과 몽고의 내륙 깊숙한 사막지역에서 발생한 흙먼지가 멀리멀리 날아와 한반도를 덮고 끝내는 내 목을 치고 말았다. 벌써 일주일 넘게 기침과 가래가 멎질 않는다. 무분별한 기술과 경제개발이 세계를 더욱 위험한 곳으로 만들고 있다는 한 사회학자의 경고가 이렇게 들어맞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 이 봄날에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어떤 모습인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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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 그렇고 세계 역시 점점 더 극심한 경제적·사회적 양극화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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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탐사저널리스트인 뉴욕커의 로버트 카플란은 그의 책 ‘세계의 변방들’(the ends of the earth)에서 작금의 세계의 모습을 음습하고 황폐하게 버려진 뉴욕의 슬럼가 한가운데를 달리는 리무진에 비유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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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사는 나라의 잘사는 사람들이 리무진 안에 타고 있는 집단이라면 세계의 나머지 8할 정도는 이 리무진과는 전혀 반대의 방향으로 꾸역꾸역 몰려가고 있는 꼴이라는 것이다. 처참한 빈곤의 거리를 달리는 리무진의 목적지는 어디이며 나머지 8할의 군상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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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적·국제적 양극화의 기본원인이 자본의 전횡과 거기에 붙어있는 국가의 무능에 있다면 이에 더해 세계를 위험한 지경에 빠트리는 자들은 특히 미국 중심의 전쟁사업자들이다. 이라크 전쟁으로 피폐해지는 사람들은 이라크의 민중들뿐 아니라, 거기에 파견되어 있는 미군, 또 미국의 압력으로 속절없이 끌려간 다른 나라의 군인들도 마찬가지 피해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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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민주적 선택을 인정하지 않는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그리고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깡패노릇을 하고 있는 미국이, 또 거기에 곁다리 붙이고 있는 일본이, 오히려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축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미국은 한술 더 떠 이젠 이란까지도 공격하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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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또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미군기지 이전을 위해 평택을 파헤치고 다니는 국방부는 그 꼴이 영낙없는 철거깡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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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사령관이라는 자는 미군부대 환경오염 원상복구 요구가 한미동맹을 저해한다며 협박하고 있다. 한국-칠레 협상이 3년이나 걸렸는데, 정부는 사법 연수원생들을 모아서 교육시켜 내년 3월까지는 한미 fta를 끝내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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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은행을 부실기업이라고 판정해서는 투기꾼에 팔아먹은 관리와 경영자들과 전문가들이 여전히 떵떵거리는 위치에 있는 나라에서 한미 fta를 우리 이익대로 끌고 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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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도, 론스타도, 현대도 돈으로 어떻게 문제를 풀어보자고하고, 새만금은 끝내 물길이 막히고, 산은 길낸다며 마구 파헤쳐지고, 골프장은 끝없이 늘어날 요량이며, 부동산이야말로 이 나라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것이고, 수구언론들은 춤을 추고,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과 관리와 경영자들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부패의 수렁으로 나라를 끌어가고 있다. 그 뿐인가. 남과 북은 미국에 끼인 채 뭐 하나 제대로 못하고 있는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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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 대한민국의 풍경이다.|contsmark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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