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겹쳐보기] 고음 가능 라이브 가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 ‘전국노래자랑’ vs KBS ‘고음불가’

노래는 마술 같다. 언어가 달라도 통하고 사람의 감정도 변화시킨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기는 가장 대중적인 문화생활이기도 하다. 그래서 kbs <전국노래자랑>과 kbs <개그콘서트> ‘고음불가’를 보면 누구나 한마디씩 할 수 있다.
|contsmark1|
|contsmark2|
kbs <전국노래자랑>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16일 ‘부산 중구’ 편이 벌써 1317회다. 일요일 점심시간이면 어김없이 딩동댕 소리와 함께 mc 송해가 나타나 전국의 재주꾼들을 소개한다.
|contsmark3|
|contsmark4|
이날은 동네 잔칫날이다. 요즘 애들 노래를 몰라도, 흘러간 가요를 몰라도 모두가 모여서 즐겁게 논다. 16일 방송에도 이런 분위기는 드러났다. 스물 한 살 최지영 씨는 채리필터의 ‘오리날다’를 불렀다. 중부경찰서 경관들은 단체로 나와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부르더니 보너스로 ‘꼭지점 댄스’도 보여줬다. 카메라가 객석을 비추니 어떤 가수의 콘서트장도 부럽지 않았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 프랭카드를 만들어와 응원을 하고, 흥겨운 음악이 나오면 즉석에서 춤도 춘다.
|contsmark5|
|contsmark6|
kbs <개그콘서트> ‘고음불가’(일 저녁 8시 55분)는 지난 1월 설특집에 처음으로 등장했다가 대번에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이런 식이다. 류담, 변기수, 이수근이 절묘한 하모니로 노래를 부른다. “어, 개그맨들이 노래를 참 잘하는구나”라고 생각할 때쯤,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음악이 꺼진다. 이때 이수근은 머리를 숙이고 상체를 앞뒤로 흔들며 ‘저음’으로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한다. 이 장면은 전국의 음치들의 속마음을 후련하게 하고 있다. 일반 사람에게 노래를 잘 부른다, 못 부른다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고음가능 여부다. 노래방에서 높은 음을 감당하지 못하다가 웃음꺼리가 되어본 사람이라면 이수근이 뻔뻔한 연기가 사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contsmark7|
|contsmark8|
‘고음불가’를 벤치마킹하면 음치들도 스타가 될 수 있다. 탬버린을 버리고 마이크를 들자. 가발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자신이 소화가능한 부분만 잘 부른 뒤 머리카락을 흔들며 노래하면 된다. 이 부분은 못할수록 재미있다. 노래도 잘하고 유머도 있는 사람으로 보이기 딱 좋다.
|contsmark9|
|contsmark10|
마침 립싱크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주로 인기 댄스가수가 음반을 낼 때마다 벌이지는 일이다. 최근에는 이효리가 주인공이었다. 이번 경우는 표절문제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그 기간이 짧아졌을 뿐이다. 한쪽에서는 이효리에게 립싱크를 허해서 춤이라도 제대로 감상하자고 하고, 다른 쪽은 립싱크는 가수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한다.
|contsmark11|
|contsmark12|
이래서 ‘고음불가’는 사회풍자 코미디다. 노래하기 힘든 부분마다 마이크를 객석에 들이대는 가수들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전국노래자랑>에 나오는 시민들조차 수십 년째 라이브를 고집하고 있다. 발라드나 트로트로 부르지만 노래하면서 춤도 잘 춘다. 물론 대부분 고음도 가능하다. 못하면 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얕은 수를 쓰지 않는다.
|contsmark13|
|contsmark14|
일반 음악프로그램이 <전국노래자랑>처럼 실로폰 제도를 도입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물론 방송사가 라이브가 가능하도록 음향환경을 갖춰줘야 한다. 그래야 립싱크조차 연습부족으로 입이 맞지 않는 가수들에게는 가차 없이 ‘땡’을 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contsmark15|
|contsmark16|
mbc <톡톡 오후2시>에 출연한 가수 김도향은 “환갑에도 앨범을 냈는데, 나이가 들수록 노래가 무섭다. 하루에 5시간 이상씩 매일 연습한다”고 말했다. 염치 있는 가수들이 그립다.
|contsmark17|
|contsmark18|
황지희 기자
|contsmark19|
|contsmark20|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