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방송] 장애인의 한결같은 25년지기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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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3라디오 ‘내일은 푸른하늘’

25살, 청년의 나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고 장애를 소재로 하는 한 편의 프로그램이 어느새 청년이 되었다. 기록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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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3라디오 <내일은 푸른하늘>이 지난 13일 방송 25주년을 맞았다. 81년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 대상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왔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내일은 푸른하늘> 녹음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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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들, 좋은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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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푸른하늘> 제작팀은 요즘 매우 바쁘다. 24일 개편에 따라 한국장애인연맹 김효진 위원장이 출연하는 ‘여성 장애인 포럼’과 희귀질환자의 실상을 알아보는 ‘또 하나의 장애’ 등의 코너를 새롭게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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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주미영 pd는 95년 ‘사랑의 소리방송’이 탄생하고 2000년 3라디오가 개국하는데 1등 공신 역할을 한 장본인이다. 그녀가 건넨 명함은 점자로 되어 있었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시각 장애인을 만날 기회도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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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희 작가는 휠체어에 앉아 전화로 취재와 섭외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25년 동안 이 프로그램을 지켜왔다. 프로그램 초기에 게스트로 출연한 것이 계기가 돼 리포터로 활동하기도 했고 87년부터는 정식 작가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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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효춘 mc는 ‘화제 집중’ 코너에서 장애인 인권 운동가 김혜미 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kbs 1라디오 <자녀교육상담실>을 오랜 시간 진행했던 그녀는 장애아 교육 문제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보였다. 녹음이 시작된 지 20여 분. 스튜디오 문을 열고 휠체어를 탄 강원래 씨가 들어온다. 그는 새로 생긴 ‘강원래의 자립생활이야기’ 코너를 맡았다. 이 코너에서 그는 장애인들이 자립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신청곡을 전해준다. 방귀희 작가는 “이틀 전에 전화해서 부탁했는데 선뜻하겠다고 하더라고요. 바쁜 거 아는데…. 너무 고맙죠”라며 고마운 마음을 털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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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곡으로 유재하의 ‘가리워진 길’이 흐른다. 강원래 씨가 병상에서 자주 들었다며 신청한 곡이다. 이렇게 녹음은 끝이 났지만 다음 방송을 위한 제작진의 고민은 계속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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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통해 행복과 보람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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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푸른하늘>은 제작진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범효춘 mc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삶이 달라졌다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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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면서 서로 잘 모른다는 것만큼 슬픈 일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이 프로그램을 하지 않았다면 저도 장애인에 대해서 잘 몰랐겠죠.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한다는 게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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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영 pd는 이 프로그램 제작을 계기로 현재 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에서 관련 공부를 하고 있다. “방송을 만들다보니 제가 전문성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고민을 하다가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아이템을 많이 내놓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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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장애인이라는 점은 <내일은 푸른하늘>의 내용을 풍성하게 한다. 장애인 당사자의 생각과 경험을 전할 수 있어 아이템 고갈의 염려도 없다. 덕분에 <내일은 푸른하늘>이 항상 한발 앞서 장애인 관련 아이템을 다루고 의제를 설정할 수 있었다고 제작진은 자부심을 내비친다. 특히 ‘아가야, 엄마한테 와줘서 정말 고맙다’(1월 29일 방송) 편은 장애 여성들의 모성권을 다뤄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 방송은 ‘이달의 pd상’을 수상했고, ‘또 하나의 선택 결혼!’(2004년 12월 24일 방송) 편과 함께 5월 16일 대통령 표창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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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출연자를 물으니 한 중증 장애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는 손가락조차 혼자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이었는데 방송 출연이 생애 첫 외출이었단다. 중증 장애인도 방송에 출연하고 참여할 수 있기에 <내일은 푸른하늘>이 더 의미 있는 것이라고 제작진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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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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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희 작가는 “더 많은 장애인이 방송에 나와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아직도 많은 방송이 장애인을 소모품으로 다루고 있어요. 제작진부터 장애인이 출연하면 비장애인이 싫어할 것이라는 편견을 먼저 버려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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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영 pd는 방송을 통해 희망을 얻는 사람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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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이 방송에 접근할 수 없는 점이 가장 큰 문제에요. 그들에게 정보가 필요한데 라디오라는 매체의 특성상 어떻게 전해야 할까 고민이죠. 예산이나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지금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할 수가 없어요. 언젠간 꼭 해결돼야 할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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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장애인의 삶은 아직도 고단하다. 그래서 <내일은 푸른하늘>은 오늘도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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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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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3라디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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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장애인 전문채널… fm 채널 전환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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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3라디오의 원조는 ‘사랑의 소리 방송’이다. 1995년에 개국한 사랑의 소리방송은 소외계층 전문채널로 운영됐으나 특수수신기가 있어야만 청취가 가능해 장애인들의 방송접근이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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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후 정보에 목마른 장애인들의 열망으로 2001년 1월 3라디오가 출범했다. am으로 전환하면서 별도의 수신기가 필요하지 않게 되자 장애인들의 방송접근권이 높아졌다. 그러나 이와 함께 kbs 1라디오에 있던 프로그램들까지 am으로 옮겨지면서 지역 장애인 및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워졌다는 고민도 새로 생겨났다. am 채널은 일부지역에서만 청취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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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송출하는 3라디오 방송은 가청취권이 수도권이었지만 최근 고층빌딩 등이 많아지면서 전파 전달 가능지역이 줄어 수도권 지역인 인천, 김포 등에서도 듣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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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라디오는 지역 청취자를 위해 지난 2000년 8월 강원ㆍ영동권을 시작으로 자체 주파수를 확보하고 난청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자체 주파수가 없는 경북지역과 충청권에서는 현재까지도 방송 청취 자체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그래서 3라디오의 fm 채널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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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푸른 하늘>의 방귀희 작가는 “장애인들의 방송 접근권 확보와 난시청문제 해결뿐 아니라, 비장애인이 장애인 문제를 접할 기회를 갖기 위해서라도 fm전환은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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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지 기자|contsmark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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