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의 눈] PD들의 이모작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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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의 눈] PD들의 이모작 인생
  • 관리자
  • 승인 2006.06.0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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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pd들에게 특강을 부탁하는 일이 가끔 있다. 학생들의 반응이 예상보다 훨씬 좋다. 객관적인 강의평가에서도 보통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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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그들은 시청률을 고려한 강의를 한다. 강의 도입부에서 시청자(학생)의 흥미를 강력하게 유도한다. 학생들의 반응을 꼼꼼히 살피며 시종일관 채널이 돌아가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내용이 약할 때엔 어설픈 연기나 성대모사라도 해서 시청자의 이탈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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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의 참신성과 친근성을 최대한 활용한다. 흘러간 옛날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바로 지금 눈앞의 현안을 수업과 연계하여 끌어나간다. 간혹 지루해진다 싶을 때는 미약한 수위의 선정성, 혹은 폭로성 가십을 살짝 드러내는 듯한 제스처를 구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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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그들은 구성의 묘를 살릴 줄 안다. 인물과 사건을 적절히 배치한 후 이야기 자체를 ‘영상적’으로 전개한다. 관념적이거나 사변적이지 않다는 게 큰 장점이다. 눈을 감으면 곧바로 그림이 그려지는 ‘콘티형’ 진술방법이다. 이미지와 사운드가 앙상블을 이루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물샐 틈 없는 관객포획이 그들의 궁극적 기획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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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대민설득훈련이 잘 되어있는 pd들이 은퇴 후, 혹은 일정한 경력을 쌓은 후 이른바 이모작 인생을 살 방도에 대처하여서는 한없이 무기력한 태도를 보인다면 곤란하다. 늘 하던 가락만 늘어놓기보다 과감하게 다른 직종으로도 변신하는 pd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하는 뜻에서 몇 가지 ‘가능한 변화’들을 모색해 둘 필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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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강단으로도 많이 진출하여 프로듀페서(프로듀서 겸 프로페서)클럽의 활성화가 이루어지는 게 나의 희망사항이다. 얼마 전 앵커 출신의 기자가 대기업 홍보이사로 전직했는데 실은 pd 출신도 그 방면에서 얼마든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예고편 만드는 감각과 기술, 온갖 자존심 다 버리고 섭외에 목숨 걸던 경험을 십분 활용한다면 ‘대한민국에 안 되는 게 어디 있니’라는 찬사를 당당하게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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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경험을 잘 살린다면 목회활동을 훌륭하게 해낼 ‘pd형 목사’도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다. 그 교회는 예배의 큐시트에 해당하는 주보부터가 다를 것이다. 졸리지 않으면서 은혜도 풍성하다고 소문나면 그 교회로 채널(발길)을 돌리는 신도의 행진이 꾸준히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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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분야도 마찬가지다. 정치에는 희망이 없다고 손사래를 칠 일이 아니다. 가칭 ‘희망연출당’의 출현을 기대해 봄 직하다. 벤치마킹할 로고송도 수두룩하다.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정당, 만나면 좋은 친구가 되는 시장이나 의원, 기쁨 주고 사랑 받는 정치의 실현 등. pd출신들은 대중의 심리를 읽을 줄 안다. 대중이 언제 다가오고 언제 외면하는지 몸으로 겪어본 사람들이다. 예산 집행의 효율성, 시간의 중요성을 안다. 새로운 세상, 재미있는 세상을 펼쳐보고 싶어 ‘미쳤다’는 소리까지 들어본 사람들이다. 마음먹으면 못 이룰 일이 도대체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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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환/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전 mbc pd|contsmark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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