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리뷰] 놀면서 배우는 ‘걸쭉한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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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리뷰] 놀면서 배우는 ‘걸쭉한 사투리’
MBC <말(言)달리자>
  • 관리자
  • 승인 2006.06.0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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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추바리’, ‘자부래미’, ‘마커’, ‘나세’, ‘히벤하다’ 는 무슨 뜻의 단어일까? 분명 우리말이지만 언뜻 보니 일본어 같기도 하고 이탈리어 같기도 하다. 왜 이렇게 낯설게 느껴질까? 사투리이기 때문이다. ‘자부래미’와 ‘쪼추바리’는 경상도 사투리로 ‘잠꾸러기’, ‘달리기’라는 뜻. 이렇게 낯선 사투리를, 재미나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돼 시선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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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부터 mbc에서 전파를 타기 시작한 <말달리자>(월, 오후 7시 20분 연출 전진수)는 사투리를 소재로 전국의 언어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말달리자>는 애초부터 사투리를 제대로 알리겠다는 공익적인(?) 목적은 버렸다. 자칫 사투리가 가십거리가 되거나 시청자에게 설명하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는 부담감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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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수 pd는 “프로그램을 보는 내내 시청자들이 그냥 웃고 떠들 수 있으면 좋겠다”며 “그런 과정 속에서 사투리에 대한 관심을 가진다면 <말달리자>가 바라는 최고의 프로그램상(像)이 아니겠느냐”고 강조한다. 그래서일까? <말달리자>는 ‘재미’있게 사투리에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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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달리자>는 1교시 ‘사투리 듣기평가’와 2교시 ‘사투리 다섯 고개’로 진행된다. 전 pd는 “사투리 듣기평가는 각 도에서 쓰이는 단어가 실제상황에서 표준어의 어떤 뜻으로 사용되는지 맞추는 것”이라며 “사투리를 선정하는 기준은 없지만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면서도 표현이 예쁜 단어들을 선택한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8일 2회 방송에서는 ‘너미 저들지 맙서’라는 문장의 제주도 사투리가 문제로 출제됐다. 이 말의 뜻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였다. 마찬가지로 15일 방송에서는 ‘귀엽다’라는 뜻의 제주도 사투리 ‘아꼽다’가 듣기평가였다. 22일 4회 방송에서는 ‘강순이랑 제동이는 우타 그리 히벤하나야’ 라는 문장이 등장했다. ‘히벤하다’는 ‘닮았다’라는 뜻의 강원도 사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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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평가 문제지만 다양한 방법을 통해 문제를 풀기도 한다. 전라도 사투리인 팔짱을 혼자 낀다는 ‘폴깡’과 팔짱을 함께 낀다는 ‘폴짱’은 출연자들이 단체로 단어 뜻에 맞춰 동작을 취해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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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교시 사투리 다섯 고개는 스피드 퀴즈 형식에 사투리를 입혔다. 각 도의 사투리 대표가 나와 출연자에게 사투리로 단어를 설명하는 것이다. “지역마다 ‘코딱지’라는 단어를 설명하는 방법은 분명히 다르다. 단어를 설명하는 가운데 지역의 색이 드러나고 각 도 대표도 일반인이기 때문에 시청자에게 사투리가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전 pd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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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를 하나의 언어로 당당히 알리는 것도 좋지만 몇 가지 의구심도 생긴다. 정말 지방에서 쓰이고 있는 사투리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억지춘향으로 사투리를 프로그램에 끼워 넣은 건 아닐까? 전 pd는 “<말달리자>에서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사투리의 현재성”이라며 “각 지역마다 사투리 전문지식을 갖춘 감수단이 사투리를 확인하고 국립국어원에서도 감수를 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전 pd는 “프로그램을 만들다 보니, 사라진 우리말과 표준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단어들이 사투리에 남아있더라”며 “이런 점들을 잘 살린 프로그램으로 <말달리자>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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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수 기자|contsmar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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