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제언 : 대한민국의 새해 첫날은 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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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지난 1월 1일은 신정. 작년 연말 국무회의에서 급작스럽게 휴일이 축소돼 하루만의 공휴일이었지만 샌드위치 토요일 덕분에 국민들은 거의 3일간의 정초 연휴 기분을 내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각 채널은 거의 사흘 내내 한복입은 연예인들이 이 프로 저 프로를 넘나들며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와 토끼띠 타령을 늘어 놓았다. 정동진역의 일출맞이도 빠뜨리지 않았다. 아마도 2월 설날 연휴가 되면 또다시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와 토끼띠 타령을 늘어 놓을 것이다. 그리고 또 정동진역 일출맞이를 다시 연결할 것이다. 지난 해에도 그랬으니까.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아무리 덕담이 인정스럽기로서니 한해에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를 두 번씩이나 하는 것은 좀 곤란하지 않는가.지금 이 자리에서 새삼스럽게 신정(양력 1월 1일)과 설날(음력 1월 1일)의 장구한 숨박꼭질을 재론할 필요는 없다. 일제시대의 그 끈질긴 구정 고수 노력, 박정희 정권의 구정 말살(?)에 저항한 민심의 강고함 그러다 하루씩 이틀씩 늘어났던 구정 연휴 그리고 마침내 설날이라는 명칭의 복권에 이르기까지 그 긴 역사를 어찌 필설로 다할 수 있겠는가.어떻든 이제 음력 1월 1일은 ‘설날’로 되살아났다. 이제 다시 또 신정이 옳으냐 구정이 옳으냐 하는 것은 비생산적인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중과세’의 문제는 다르다. 한해의 출발을 어디로 둘 것인지조차 정하지 못하는 그런 비합리적인 비과학적인 자세로 어찌 21세기를 논할 것인가. 이런 세태에 문제를 제기하고 교통정리를 해야 할 방송이 기준도 문제의식도 없이 사실상의 ‘이중과세’를 자행하고 있다.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좋은가. 정보 문화센터 김정흠 박사는 이에 대해 “지동설을 중심으로 양력을 따르는 우리나라에서 음력 중심의 명절을 쇠는 것은 이론적 모순”이라고 전제하고 “한해의 출발은 양력 1월 1일로 하고 음력 1월 1일은 ‘민속의 날’로 정해 민속행사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 반면 중앙대 임동권 교수(국문학)는 “구정이 ‘설’로 바뀐 이상 새해 첫날은 어디까지나 음력 1월 1일인데 아직도 신정을 새해 첫날으로 규정하고 tv에서 특집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양력 1월 1일은 해가 바뀐다는 기호학적 의미만 가질 뿐이라는 것. 결국 신정 구정 논쟁의 재판으로 돌아온 셈이다. 이는 정부가 구정을 ‘민속의 날’에서 ‘설날’로 ‘복권’시킬 때 이미 잠복해 있던 문제다. 방송은 여기에 아무 생각없이 추종했을 뿐이고.pd연합회는 제안한다. 우리 방송은 ‘신정’과 ‘설날’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는 언제 하면 옳은 것인지, 띠얘기는 음력을 기준으로 하고 신정 때엔 띠 얘기를 안 할 것인지. 구정은 설날이되 전통적인 민 속의 개념만 살리고 한해의 공식적인 출발은 신정으로 할 것인지. 혹은 음력 1월 1일이 명실상부한 한해의 시작인지… 아니 아니 다른 것 다 제쳐두고 도대체 대한민국의 새해 첫날은 양력 1월 1일입니까? 아니면 양력 2월 16일(1999년의 경우)입니까?|contsmar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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