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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를 우습게 보지 말라

|contsmark0|최근 각 방송사는 경쟁적으로 프로그램을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프로그램 구조조정이니 공영성 강화니 명분론도 그럴듯하고 정규개편을 무시하고 서두르는 모양새가 가히 개혁적인 인상을 풍긴다.하지만 이같은 방송가의 몸부림을 두고 그 저의를 간파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프로듀서들 중에서 이번 개편이 기존 방송에 대한 반성으로 그 동기가 순수하다고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3.4%) 오히려 방송법 논의를 의식했다거나(47.4%) 정치적 외압 때문이라는(41.5%) 시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곰처럼 일만하는 프로듀서들이 이럴진대 현명한 시청자들이 어떻게 볼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정권이 바뀐 직후인 지난해 봄개편 때도 10대 위주의 쇼 프로그램을 없애는 등의 야단을 피운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또 ‘공익방송’을 앞세워 대대적인 자체홍보까지 펼치고 있으니 정말 어린 꼬마들이 웃지나 않을까 정말 부끄러워진다. 진정으로 말하건대 오늘날 방송의 행태를 보고 어느 누가 비웃지 않을 것이며 어떤 바보가 그 저의를 모를까?그러나 출발이야 어찌되었건 진심으로 공영성을 높이고 시청률 경쟁을 지양하는 방향으로 나가겠다면 그것은 긍정적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물론 자율적인 방식으로 보다 근원적인 반성을 통해 시청자들의 여망을 반영한 개혁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래야 개혁은 참열매를 거둘 것이며 방송종사자들은 물론 시청자들의 참여 속에 ‘사랑받는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타율적인 계기에 의해 촉발되었지만 끝까지 개혁의 취지를 살린다면 이번 개혁이 방송문화의 일대 전진을 기약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문제는 실천의지이며 지속성이다. 그런 점에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점은 현재의 방송사 경영진의 무책임한 태도다. 외부의 압력에 의해 개혁을 하겠다고 나섰으면서도 그동안의 과오나 관행에 대한 한마디의 사과나 책임표명조차 없었다. 그러니 어찌 실천의지를 의심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또다른 상황이 오면 다시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말인가! 사과나 반성이 선행되지 않은 껍데기만의 개혁은 결코 성공하기 어렵다. 단지 살아남기 위해 치르는 프로그램 개혁은 늘 그래왔듯이 일회적 행사에 그칠 수 있다는 말이다. 또 한가지 명심해야 할 일은 시청자들이 더 이상의 기만을 용서하지 않으리란 점이다. 권력 눈치보기에서 시작했건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나섰건 이제 각 방송사들이 약속한 바를 깬다면 시청자들이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것이다. 시청자들의 인내심도 한계가 있고 또 매체발달의 수준이 더 이상 시청자들을 공중파가 독점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볼 수도 있다.작금의 프로그램 개혁은 실로 시청자들의 근원적 여망을 제대로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이번 개혁이 성공하려면 지금이라도 시청자에게로 돌아가 시청자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따라 개혁의 방향과 내용을 수정하며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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