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따져보기] FTA와 PD 저널리즘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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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따져보기] FTA와 PD 저널리즘의 역할
  • 관리자
  • 승인 2006.06.1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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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4일 의 ‘fta 12년, 멕시코의 명과 암’은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진행 중인 현 시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우리보다 앞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한 멕시코의 구체적 선례를 살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미국과의 1차 협상 이전까지도 방송에 나타난 fta 논의는 그 실체가 모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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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국정홍보처가 40여억 원 남짓을 쓰며 신문과 방송을 통해 한미 fta 홍보에 주력했다고 하니 적어도 다음과 같은 일반적 ‘상식’은 국정홍보처 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대한민국이 무역장벽을 수립하는 것이 말이 되겠냐”, “한미 fta 협상은 한국 경제의 전체 파이를 키울 것이고, 이에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뚫을 것이다”란 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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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렇다면 이제는 초등학교 학생도 떠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 기획안이 나오게 된다. 과연 우리보다 앞서 fta를 체결한 나라의 선례는 어떠할까? 이 멕시코를 방문하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겠다. 그런데 멕시코의 사례는 fta 체결이 결코 자신이 있고 없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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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체결 12년 후, 멕시코는 전 국민의 절반이 하층민으로 전락하는 극심한 양극화를 겪게 되었고 사회보장 섹터는 철저하게 사유화되었으며 다국적기업은 국민국가의 법 테두리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이윤의 극대화에 몰두하고 있었다. 경제 역시 미국과 연동되어 미국의 경기침체에 직접적으로, 그러나 보다 심각하게 영향 받게 되었다. 그리하여 올 7월 멕시코 대선의 최대 화두는 어떻게 nafta를 재협상할 것인가로 압축되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은 fta가 멕시코(의 민중)에게는 독배였다고 주장한다. 한미 fta와 관련한 정부의 장밋빛 전망이 거짓일 수도 있다는 보다 함축적인 메시지와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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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의 fta 관련 보도 프로그램 중 이렇게 구체적으로, 심층적으로, 다른 시각으로 한미 fta를 평가하고 알려준 프로그램은 찾기 힘들었다. 그러나 이 점으로 인해 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왔다. 이 방송된 다음날, 재정경제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fta가 멕시코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지표도 있다고 반박했다. 혹 부정적인 모습이 있었다면 그것은 fta의 문제라기보다는 fta 체결 이전부터 상존했던 멕시코 내부의 특수성과 fta를 이행하기 위해 필수적이었던 구조조정이 완수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함께 덧붙인다. 부정적인 측면만 확대해석함으로써 은 균형성에 문제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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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프로그램 방영 이틀 후에도 배포된 “nafta가 멕시코 경제에 미친 긍정적 효과”라는 보도자료에서는 nafta가 멕시코 경제 성장에 부정적이었다는 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없는 주장(crazy idea)”이라고까지 말한다. 이 일종의 자의적 평가를 담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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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실 이와 같은 논리는 저널리즘이 지녀야할 균형성과 가치배제의 덕목을 이 지키지 못했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pd 저널리즘의 이름으로 한국적 저널리즘 형식을 만들어온 pd들에게는 다른 논리를 적용해야하지 않을까? 의례적인 공적 취재처 없이 사안의 중요성을 중심으로 깊이 있게 낮은 시선으로 파고드는 pd 저널리즘에게 기계적 균형과 가치배제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처럼 보여 진다. 오히려 pd 저널리즘은 사안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과 공적 취재처로부터 들을 수 없는 ‘다른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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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fta와 같이 일방적인 정부의 홍보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pd 저널리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균형성과 가치배제는 중요한 저널리즘의 덕목이지만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주어야 하는 것도 저널리즘의 몫일 것이다. 그래서 의 이번 시도는 fta 체결이라는 현 맥락과 맞물리며 긍정적 의미를 지닌다. fta의 부정성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알 권리를 갖지 않는가. 이것이 보다 더 큰 맥락에서의 균형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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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일/문화연대 미디어센터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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