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며 내다보며]방송위는 ‘제2단계’ 논의를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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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야시간 규제 지침에 부쳐 -

|contsmark0|요즘 들어 <심야스페셜> 관련 외주 pd들 만나기가 망설여진다. 월드컵방송으로 한동안 불방 되었던 mbc<심야스페셜>이 7월 17일 개편부터는 아예 폐지되기 때문이다. <심야스페셜>은 mbc의 유일한 외주제작 다큐멘터리 시간인데, 외주제작사 pd들의 다큐멘터리를 향한 열망은 방송사 교양pd들보다 오히려 더 크다고 한다. 한 외주사 pd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외주제작 여건이라 힘들고 지칠 때가 많지만, 그래도 가끔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때면 방송하는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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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들에게 <심야스페셜> 폐지를 설명하기란 참 곤란한 작업이다. 작은 희망 하나가 없어짐을 알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방송사가 편성정책에 따라 특정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신설하는 일이야 당연한 일이지만 이 경우는 그 폐지 이유가 전혀 다른데 있다는 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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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방송위원회의 ‘심야방송시간 규제지침’의 여파로 폐지되는 것이다. 아마도 프로그램 장르는 달라도 이런 곤란을 겪는 사람이 나 혼자는 아닐 것이다. 듣기로는 kbs의 <포토다큐>, <장기왕전> 그리고 sbs의 <개그one> 등이 폐지되는데 이 역시 방송위의 심야시간 규제와 무관치 않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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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시간대를 살펴보면 시청률 경쟁이 치열한 시간대에서는 버텨내기 어려운 프로그램들이 주로 편성된다. 그렇다고 그 프로그램들이 허접하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심야시간대는 상대적으로 시청률 압박이 덜하기에 실험적인 다큐멘터리도 시도할 수 있고, 파일럿 성격의 프로그램이나 공익적인 프로그램, 그리고 문화예술 프로그램들도 심야에 주로 편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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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면에서 본다면 심야시간이야말로 시청률 싸움터가 되어버린 우리 방송에서 일종의 쉼터이며 인큐베이터인 셈이다. 따라서 지상파 방송의 무료보편적인 서비스 기능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방송위의 심야방송시간 규제는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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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서 2기 방송위가 지난 2005년 12월 1일부터 낮방송을 자율화 시킬 때 아예 전면자율화를 실시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되살아난다. 그 당시 전면자율화를 실시하지 못한 것은 광고 감소를 우려한 신문들과 케이블 업계의 시비걸기를 정면 돌파하지 못한 결과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 때 방송위가 중요한 정책적 선언을 했음을 분명히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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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위 전체회의 의결에 따라 ‘제1단계’ 조치(낮방송 확대)를 시행하면서 밝혔던 정책설명에서 방송시간을 규제하는 곳은 어느 나라도 없음을 밝혔고, 지상파 경쟁력 약화와 케이블의 강세로 케이블 산업을 차별적으로 보호해 주어야 할 이유도 없어졌으며, 뿐만 아니라 제작비가 광고료를 훨씬 웃돌기에 방송사가 방송시간 연장으로부터 아무런 재정적 이득도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즉, 방송시간을 규제할 아무런 이유가 없기에 방송시간은 당연히 방송사의 자율에 맡겨야한다는 정책방향을 밝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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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유에서 당시 방송위는 ‘제2단계’ 즉, 심야시간대(새벽 1시~6시)의 확대를 ‘낮 시간대 확대 운용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 검토한 후 추후 재논의’를 하겠다고 분명히 약속했었다. 이제 그 약속을 이행할 시기가 왔다. 3기 방송위는 방송과 통신의 제도적 융합을 이루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범한다. 이 과정에서 방송위는 방송의 공공성을 반드시 지켜내야 하고, 바로 그 이유에서 방송시간 전면자율화가 그 어느 것보다 우선되어 해결되어야한다. 이는 허약해진 지상파방송의 체질을 개선하는 첫 번째 조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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