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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도쿄돔. 마이티 모의 주먹이 허공을 가를 때마다 바람소리가 났다. 185cm 125kg의 마이티 모의 상대는 태국의 카오클라이. k1 경기를 위해 67kg에서 80kg으로 몸무게를 늘렸지만 무에타이 전사 카오클라이는 애당초 거구의 k1 전사들의 상대가 아닌 것처럼 보였다. 카오클라이의 커버 위를 강타하는 마이티 모의 주먹. 카오클라이는 네댓 발자국씩 뒷걸음 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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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도쿄돔 관중 모두 마이티 모의 주먹에 카오클라이가 나가떨어질 순간만을 기다리던 1라운드 막판. 작은 카오클라이의 몸이 가볍게 공중에 떴다. 그리고 우아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그의 플라잉 하이킥이 마이티 모의 턱을 강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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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경기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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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클라이의 상대는 격투기를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 기껏해야 몇 달 정도 발차기와 주먹 뻗기(킥과 펀치가 아니라)만을 배운 초보자. 힘은 장사였지만 k1 경기가 어디 힘으로만 하는 것인가? 그러나 그의 무기는 218cm의 키 158kg의 몸무게 그 자체였다. 긴 리치 때문에 경기 내내 카오클라이는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또 막무가내로 내뻗는 팔과 다리는 어떤가? 웬만한 사람 얼굴만한 주먹은 그것이 비록 정타가 아니어도 스치기만 해도 ko당할 것 같지 않던가? 경기는 결국 카오클라이의 패배로 끝났다. 힘차게 획을 긋는 붓놀림과 같았던 카오클라이의 하이킥도, 그 옛날 용맹한 태국의 전사들이 적을 향해 날렸음직한 플라잉 니킥도 218cm 거구 앞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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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거구의 이름은 최홍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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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cm 80kg의 카오클라이는 185cm 125kg의 마이티 모는 제압할 수 있었지만 218cm 158kg의 최홍만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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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최홍만의 하드웨어에 본야스키의 기술을 갖춘 놈이다. 218cm 158kg의 거구가 아름답게 날아올라 상대의 턱에 플라잉 니킥을 적중시키는 것이다. 바람 소리가 나는 정도가 아니다. 그가 날아올랐다가 링에 내려올 때마다 경기장이 들썩거리곤 한다. 처음에는 그에게 환호하던 관중들. 그러나 그의 니킥이 적중될수록, 그의 하이킥이 상대방의 관자놀이를 강타할 때마다 관중들은 두려움에 떨기 시작한다. 저러다 누가 하나 죽어나가는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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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괴물과 싸우는 건 카오클라이 정도라도 되나? 아니다. 왜소한 체격에 경기 전적이라곤 자기보다 약한 상대랑 동네에서 몇 번 싸워본 게 전부. 방에 앉아 “무사시 이기고 그 다음엔 본야스키 이기고, 다음 상대는 최홍만…… 마지막에 괴물이랑 싸워야지” 계획만 짜다가 대진료 많다는 말에 덜컥 링에 오른 k1 풋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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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1라운드 1분이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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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 수 있을까? 처음부터 잘못된 경기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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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를 보면서 장면3이 떠오른 건 나 혼자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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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훈 /sbs 교양국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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