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겹쳐보기]각본 없는’ 오락 프로그램의 진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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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밤> ‘돌아온 몰래카메라’ vs SBS <실제상황 토요일> ‘슈퍼주니어의 풀하우스’

|contsmark0|독일 월드컵 토고전의 짜릿한 역전승이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면, tv에는 ‘각본 있는’ 리얼 드라마가 있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연출 박정규·강영선·안수영) ‘돌아온 몰래카메라’와 sbs <실제상황 토요일>(남형석·김태형·박승민·김경태) ‘슈퍼주니어의 풀하우스’는 한편의 잘 ‘연출’된 ‘실제상황’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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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카메라’의 목표는 스타 ‘골탕 먹이기’다. 14년 전에 비해 치밀하고 교묘해진 속임수 앞에 숱한 연예인들이 무릎을 꿇었다. 피부과를 방문한 간미연은 난데없는 바이러스 소동에 꼼짝없이 걸려들었고, 브라이언은 썰렁한 팬 사인회장에서 황당한 상황들을 겪고 눈물까지 글썽였다. ‘몰래 카메라’의 집요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의심 많고 잘 속지 않기로 유명한 신지를 골탕 먹이기 위해 이틀에 걸쳐 작전을 실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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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생방송 중에 이상한 전화 연결이 계속되고 영화 시사회장으로 가는 길에 난데없는 총격전이 벌어지는 등 말도 되지 않는, 어이가 없을 만한 상황이 계속 되는데도 카메라 속 연예인들은 깜빡 잘도 속아 넘어간다. 시청자들은 방송을 보는 내내 의심한다. ‘정말 몰라서 속는 것일까?’, ‘다 알면서 속는 척 연기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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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하우스’는 13인조 그룹 슈퍼주니어의 숙소에 외국 여성 2명이 홈스테이를 하러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됐다. 아냐와 에바라는 두 여성은 한국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한국 땅을 밟았다. ‘한국을 알리는 가이드’ 역할을 맡은 슈퍼주니어는 이들과 함께 덕수궁을 찾고 택견을 배우며 전통 문화 체험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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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풀하우스’는 애초부터 ‘한국 문화 알리기’라는 거창한 기획의도와는 상관없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철저히 슈퍼주니어 팬들을 위한 ‘팬 서비스’다. 얼굴과 이름을 외기도 힘들 열세명의 꽃미남들이 끊임없이 장난과 개인기를 펼쳐 보인다. 홈스테이 형식을 빌린 만큼 자연스럽게 슈퍼주니어의 숙소와 일상생활도 공개된다. 그들의 팬을 위해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팬이 아닌 입장에서 보고 있노라면 ‘슈퍼주니어의 실제 생활모습’이 얼마만큼 진실성을 갖고 있을까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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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카메라’와 ‘…풀하우스’에는 수많은 카메라가 숨어 있다. 이들 카메라는 속고 속이는 현장을 담고 아이돌 스타의 일상을 포착한다. 스타가 있는 곳은 곧 세트가 된다. 카메라는 각본대로 움직인다. 스타의 동선은 카메라 앵글을 벗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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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카메라’에서 이경규는 “주인공은 몰래카메라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속이는 자의 각본은 치밀하다. 리허설도 수차례 반복한다. ‘…풀하우스’에는 진행자가 없고 연출자도 절대 개입하지 않는다. 카메라 안에서 슈퍼주니어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솔직한 매력을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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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몰래 카메라’와 ‘…풀하우스’가 아무리 ‘실제’를 강조한다고 해도, 시청자는 카메라 뒤에 ‘숨은 극본’을 끊임없이 의심한다. ‘몰래 카메라’에 당하는 스타들은 사전에 매니저로부터 언질을 받지 않았을까? 슈퍼주니어는 일상을 ‘공개’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에 ‘출연’하고 있는 것뿐이지 않을까? 이런 의심들이 꼬리를 문다. 물론 방송을 만드는 이들도 ‘실제 상황’의 진실성과 순수성을 시청자들이 그대로 받아들여주길 기대하진 않을 것이다. 다만 ‘몰래 카메라’에 넘어가는 스타들처럼 알면서도 속아주길 바라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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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 기자|contsmark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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