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리뷰] TV의 가치를 높이는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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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리뷰] TV의 가치를 높이는 ‘5분’
EBS <지식채널e>
  • 관리자
  • 승인 2006.08.16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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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ebs <지식채널e>(연출 한송희·김진혁)는 tv의 가치를 새삼 생각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5분짜리 짧은 영상물이지만 그 울림은 한 시간 다큐보다 강하고 감동은 70분 드라마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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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저녁, 프로그램과 프로그램 사이. 다른 채널이라면 현란하고 소란스러운 광고를 내보낼 시간에 ebs는 하루 네 차례(오후 8시 55분, 10시, 10시 55분, 11시 50분) <지식채널e>를 방송한다. 지난해 9월 첫 방송을 할 때만 해도 1주일에 두 편, 하루 두 차례뿐이었지만 입소문을 타고 마니아층이 확산되면서 네 편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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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채널e>는 ‘ebs’의 ‘e’를 따서 문학(literature), 과학(science), 사회(society) 등 다양한 영역의 지식을 다룬다. 개별적인 지식들은 인터넷 ‘지식검색’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5분 동안 ‘요리된’ 결과물은 전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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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최초의 달 착륙을 앞두고 한껏 들뜬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에 인류의 우주탐험을 위해 희생된 동물들의 ‘또 다른’ 역사가 이어진다. 이슬, 꿀, 수액이 주식이었던 모기가 인간을 공격하게 된 역사를 설명하면서 환경파괴의 위험과 인간의 이기적 본성을 꼬집는다. 휴대폰과 다이아몬드의 반짝임 이면에는 원료 착취와 내전에 신음하는 아프리카의 비극이 있다.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에 넋을 놓고 있던 시청자들은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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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채널e>는 메시지를 강요하지도, 시청자를 계몽하려 하지도 않는다. 다만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면서 머리뿐만 아니라 가슴으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느끼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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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영상과 문자, 음악이 절묘한 결합을 이룬 이 프로그램만의 독특한 형식은 메시지의 효과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 영상의 대부분은 기존에 다른 프로그램에서 방송된 자료화면이다. 5분짜리 영상을 만들기 위해 담당 작가는 매주 100 여개의 테이프를 보며 그림을 찾는다. 이렇게 나온 그림들은 100% 디지털 편집의 ‘세공’을 거쳐 감각적인 영상으로 탄생한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내레이션도 자제한다. ‘시적 자막’으로 내레이션을 대신하고 음악으로 말한다. “음악도 하나의 대사”라는 한송희 pd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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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마니아층을 넓혀가던 <지식채널e>가 특히 빛을 발한 것은 지난 6월 월드컵 기간이었다. 전국이 붉은색 물결로 넘치고 지상파 방송 3사가 특색 없는 월드컵 특집 방송으로 소란스러울 때에 <지식채널e>는 월드컵 이면에 조용히 집중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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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fifa’에서는 총자산 수조원의 황금알을 낳는 ‘비영리기구’ fifa가 저개발국 지원금으로 수익금의 단 5%만을 사용하는 모순을 꼬집었다. ‘축구공 경제학’에서는 축구공 생산에 아이들의 노동이 착취되는 현실이 드러났고, ‘zoom out ground’에서는 수십 명의 가족 생계를 책임지며 “운동이 아닌 노동을 하고 있는” 토고 선수들과 아프리카의 현실을 전했다. 그 어떤 방송도 전하지 않던 가슴 찡한 지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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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채널e>는 지금 tv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하는 고민에 대한 답이 <지식채널e>에서는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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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채널 인지도와 5분이란 짧은 시간 탓에 ‘시청 사각지대’에 있는 <지식채널e>는 네티즌들에게 먼저 인정을 받았다. 짧고 감각적인 영상,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감동에 네티즌들은 열광했고 자신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영상을 담아가며 홍보를 자처하고 있다. 김진혁 pd는 “프로그램이 여기까지 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시청자, 네티즌들의 입소문 때문”이라며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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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tv를 통한 접근도 좀 더 쉽고 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개편부터 주말 확장판이 신설되는 것. 1주일간 방송된 네 편의 이야기에 추가 내용을 포함해 일요일 밤 9시 반부터 30분 동안 방송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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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 기자|contsmark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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