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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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은 시사프로그램의 부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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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된 <월드센터…> 진행자 김 민 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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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센터…>는 지난 2년간 큰 애정을 갖고 진행한 프로그램이다. 행복했다. 그러나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된 지금 개편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는 것보다는 지난 방송을 돌아보고 앞으로 방송저널리즘의 나아갈 방향을 토론하는 것이 생산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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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fm <월드센터 김민웅입니다>의 마지막 방송이 있던 26일 만난 김민웅 교수의 첫마디다. “시사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건 어제오늘의 일도, ebs만의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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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갑작스런 프로그램 폐지에 서운할 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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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환경이 급변하면서 ebs도 어떤 가치를 지향할 것인가, 생존차원의 고민을 했다는 것을 충분히 인정하고 존중한다. 다만 그 고민의 산물로 나온 개편안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다” 개인적인 욕심 때문이 아니다. “방송사가 국민들이 쉽고 가벼운 프로그램만 좋아한다고 오해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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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가 애청자들의 폐지반대 운동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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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들의 반응에 감사한다. 애청자들의 폐지반대 운동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새로운 지적 욕구에 차 있는가 새삼 깨우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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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이를 깨우쳐야 할 사람은 김 교수가 아니다. “프로그램 폐지에 반대하는 애청자들의 목소리를 일회성 이벤트로 치부하고 넘어갈 일은 아니다. 시사 프로그램이 이 정도의 사랑을 받을 수 있구나, 하고 ebs가 자신감을 가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아직 할 말은 많지만 2년의 시간이 아쉽지만은 않다” <월드센터…>는 콘텐츠가 꼭 ‘실용적’이고 가볍지 않더라도, 청취자들에게 이만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성공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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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2년은 적지 않은 시간이다. 일주일에 6일, 매일 두 시간씩 프로그램을 끌어가기 위해 김 교수는 공부도, 고민도 많이 했다. “대중은 이미 많이 알고 있다. 파편적 지식이 아니라 한 사안에 대해 끝까지 파헤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그 뿌리가 뭔지, 그 논쟁의 과정에서 소외된 목소리는 없는지 함께 찾아가는 프로그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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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가 생각하는 시사 프로그램의 핵심은 “진입은 쉽되, 내용은 깊게”다. “향후 시사프로그램은 국내현안에만 파묻히지 않고 세계정세 모든 사안을 건져 올려야 한다. 세계 속의 국내, 국내와 연계된 세계정세를 알 수 있을 때에 우리 모두의 수준이 높아진다고 본다. 여기서도 여전히 대중적인 진입은 가능하되, 전문적 내용을 다뤄야 할 것이다. 이게 바로 ‘전문지식의 대중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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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는 진행자상도 있다. “‘자기 견해를 가진 진행자’가 중요하다. 기계적 중립성 얘기가 아니다. 주관은 갖고 있지만 좌우의 스펙트럼을 아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의미 있는 객관성’을 고수하는 진행자를 말한다” 김 교수 역시 대표적 진보인사로 알려져 처음 그가 프로그램을 맡는다고 했을 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김 교수의 조언은 2년간 스스로 터득한 ‘균형 잡기’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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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센터…>는 ebs가 지닌 공적가치를 대변하는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혼자의 공이 아니다. 내부의 가치논쟁에 따른 개편 위기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프로그램을 지켜준 송경화 담당pd에게 정말 고맙다” 김 교수가 몇 번씩이나 꼭꼭 다짐했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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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내가 아니더라도 <월드센터…>애청자들의 움직임이 ebs에서, 또 다른 방송사에서 깊이 있는 시사 프로그램을 만들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프로그램을 떠나는 김 교수의 마지막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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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 정책대학원 교수인 김민웅 교수의 저서로는 ‘콜럼버스 달걀에 대한 문명사적 반론’, ‘보이지 않는 식민지’, ‘밀실의 제국’ 등이 있다. <월드센터…>의 백미로 꼽히는 마지막 코너 ‘김민웅 교수의 세상읽기’는 10월 중 책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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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지 기자|contsmark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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